김성재 전 장관...내년 남북관계 훈풍 바라는 것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가 박근혜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진정성을 이해한다고 밝혀 주목된다.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이희호여사의 내년 초 방북을 초청한 것과 맞물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은 25일 아시아경제신문 통화에서 "어제 개성공단에서 만난 김양건 비서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2002년 5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만나 평화통일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 것 등을 설명하니 김 비서가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비서는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남측에 돌리며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해 온 북한이 보인 태도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 20일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지금 괴뢰패당의 대북정책은 북의 변화와 붕괴에 기본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남조선 당국의 대결정책이 변하지 않는 한 북남관계 개선이 이뤄질 수 없다"고 비난했다.
김 전 장관은 "김정은 체제가 3년이 지나 자신감이 붙으면서 국면 전환이 이뤄지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앞으로는 북측도 좀 더 유연하게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4일 개성을 방북한 김 전 장관에게 김양건 비서를 통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에게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는 이 여사의 내년 방북을 초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이 여사를 내년에 초청한 것은 북한이 내년에 남북관계에서 훈풍이 불기를 바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풀이햇다.
김 전 장관은 또 김양건 비서가 남북관계 개선의 희망을 피력하면서도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전 장관은 앞서 24일 오후 김 비서를 만나고 돌아와 기자들에게 "김양건 비서가 '내년이 6·15 15주년인데 남북관계가 정말 좋아지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면서 "김 비서는 금강산 관광, 5·24조치, 이산가족 상봉 등 문제에서 소로(小路)를 대통로로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인 김 전 장관은 방북단 7명의 일원으로 전날 개성공단에서 김양건 비서를 만났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