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개성공단 기업 CEO들이 지난해 7월 이후 17개월만에 다시 방북했다. 지난 방북이 공장 내 설비 점검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 방북은 북한의 일방적인 노동규정 개정에 대한 항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2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10여명의 개성공단 CEO들이 24일과 25일 양일간 방북해 머무를 것"이라며 "총국에 노동규정 개정 자제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전달하고 관련 내용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24일 북측과의 협의가 잘 진행되지 않으면 하루 더 머물며 해결방안 도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최저임금 인상률 제한 삭제 등 임금인상을 추구하는 내용의 노동규정 개정을 단행했다. 우리 정부가 이에 대해 두 번이나 항의했으나, 북측은 이를 묵살했다.
지난 23일 개성공단기업협회는 105개 회원사 대표가 모인 가운데 북한의 노동규정 개정에 대한 대책 논의를 진행하고 성명서를 마련했다. 협회는 성명서에서 "노동규정과 일방적인 세금규정 시행세칙 등의 개정을 보류ㆍ재고해 달라"며 "남북한 당국은 노동규정 개정은 물론 상시통행, 인력부족 등 현안 전반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7월 이후 개성공단 기업 대표단이 방북하는 것은 17개월만이다. 그동안 개별 기업이 경영을 위해 주기적으로 북한을 방문해 왔으나 이번처럼 북한 당국에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단체 방북한 일은 없었다. 이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들도 방북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과는 달리,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가 방북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김정일 3주기에 이희호 여사와 현 회장이 조의를 표시한 데 대한 감사 표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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