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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두 달 장마 뚫었다…대림, 8000만 시간 무재해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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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52개 넓이…국내건설사 중 동남아 최대규모 수주
습한 나라 역경 딛고 동남아 건설현장 최초 장기 무사고


필리핀 두 달 장마 뚫었다…대림, 8000만 시간 무재해의 기적 대림산업이 필리핀 바탄 지역에 건설한 'RMP-2 정유공장' 모습 (자료제공 : 대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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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대림산업에 2011년은 뜻깊은 해였다. 20억달러(약 2조1200억원) 규모의 필리핀 RMP-2(Petron Refinery Master Plan Phase 2) 정유플랜트 공사를 따냈던 해다. RMP-2 프로젝트에 대한 프로세스 통합서비스와 기본설계, 해외 구매조달서비스 등 선행작업을 수주했고 이어 상세 설계, 구매조달, 시공에 이르는 EPC(EngineeringㆍProcurementㆍConstruction)사업 전반을 일괄도급 방식으로 계약을 전환해 단독 수행했다.


동남아지역에서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프로젝트 중 최고 금액이었고 2000년대 이후 필리핀에서 진행된 사업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큰 프로젝트였다.

지난해 6월30일 마무리돼 가동되는 이 플랜트 현장에는 여전히 상황을 점검하고 지원하는 2000여명의 작업자들이 남아있다. RMP-2는 필리핀의 페트론이 발주한 정유공장 현대화사업이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남서쪽으로 150㎞ 떨어진 바탄(Bataan)주 리마이(Limay)지역의 기존 정유공장을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현대식 설비로 신ㆍ증설했다. 이곳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에서 사온 저질유를 정유해 양질의 항공유나 휘발유 등을 생산한다. 또 남은 찌꺼기는 화학발전소의 원료로 제공한다.


무엇보다 축구장 52개 넓이와 맞먹는 규모의 현장을 운영하면서 대림산업은 '8000만 인시 무재해' 기록까지 달성했다. 1000명의 직원이 매일 10시간씩 무려 8000일, 21년9개월여 사고 없이 건설공사를 했다는 뜻이다. 동남아 건설 현장 중 최초이고 회사를 통틀어서도 최초 기록이다.


필리핀의 습한 기후와 어마어마한 장마 변수를 극복하고 약속한 납기를 지킨 것은 또 하나의 기록이다. 비가 자그마치 56일 동안 내내 쏟아진 2013년 여름에는 텐트를 치거나 펌프를 설치해 물을 빼내면서 공사를 수행했다. 육심구 대림산업 현장소장은 "비가 많이 내리더라도 평균적인 공정을 마치도록 했는데 그때 우천으로 쉬었다면 정해진 납기를 맞추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다른 곳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우리 직원들과 필리핀 작업자들까지 뜻이 잘 맞도록 하는데 신경을 썼고 이를 통해 대규모 현장을 무사히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이 현장은 또 협력업체와 어울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23개의 협력업체 임직원과 밀도 높은 교류를 통해 건설현장의 주요 공정을 '이심전심'으로 수행했다. 육 소장은 사우디 등에서 경험한 다년간의 노하우를 십분 활용, 필리핀으로 출발하기 전부터 필리핀 출신 직원들을 찾아다니며 미리 공부하고 지식을 쌓았다. 싸이클과 축구, 낚시 등 친분을 쌓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육 소장은 "해외현장에 가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그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라며 "초반에는 회식도 많이 하고 나중에는 운동도 함께 하는 사이가 됐는데 친근감으로 통하면 어떤 문화차이가 있어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현장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면서 탄력을 얻은 대림산업은 인프라가 부족한 필리핀에서 정유공장을 비롯해 발전소 건설사업 등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필리핀 남부지역인 민다나우에 건립하는 발전소에 이어 조만간 마닐라에서 120㎞ 떨어진 파그빌라오 화력 발전소 건설공사도 착공한다.


특히 대림산업은 RMP-2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글로벌 EPC 강자라는 현재의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디벨로퍼로 그룹의 역량을 확장,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시장에서 검증받은 EPC 분야의 기술력과 35년 동안 석유화학사업을 운영하며 축척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민자 발전 및 석유화학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디벨로퍼란 EPC뿐 아니라 프로젝트 발굴 및 기획, 지분 투자, 금융 조달, 건설, 운영, 관리까지 전 프로세스를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total solution) 사업자를 의미한다. 민간업체의 자금을 수혈받아 발전소,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할 수 있어 재원이 부족한 동남아, 아프리카 등 이머징 마켓에서 수요가 풍부하다.


대림산업은 디벨로퍼사업으로 국내에서는 포천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호주 밀머랜 석탄화력발전소를 통해 해외 민자 발전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또한 네팔에서도 216㎿급 수력발전소를 디벨로퍼사업으로 진행 중이며, 파키스탄 정부와 정부ㆍ민간 공동개발사업 형태로 100㎿급 수력발전소를 2015년 착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추가로 500㎿급 수력발전소 건설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2017년에 착공할 계획이다.

필리핀 두 달 장마 뚫었다…대림, 8000만 시간 무재해의 기적 대림산업이 시공한 '필리핀 RMP-2' 현장 모습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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