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위 부호 자리 놓고 다툼 치열…상대 주력분야에 도전장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 1위 부호 자리를 놓고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과 왕젠린(王健林) 다롄완다그룹 회장의 결투가 치열하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던 왕젠린 회장은 올해 들어 1위 자리를 마 회장에게 내줬다. 중국 후룬(胡潤) 부자연구소에 따르면 왕 회장의 재산은 234억달러(약 25조7142억원)로 마 회장(242억달러)에 밀려 2위가 됐다.
WSJ은 그러나 왕 회장이 다시 1위 자리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두 부호의 재산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최근 왕 회장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 회장과 왕 회장 모두 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부(富)를 불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알리바바의 IPO는 250억달러 규모로 왕 회장이 소유한 완다상업부동산이 최근 홍콩 상장을 통해 모은 자금(37억달러)을 크게 웃돈다. 하지만 이후 완다상업부동산의 주가가 30% 이상 뛸 경우 왕 회장은 무난히 1위 후보 자리에 올라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주력하던 왕 회장은 최근 전자상거래 시장에도 진출했다. 왕 회장은 중국 인터넷 재벌인 바이두(百度)의 리옌훙(李彦宏) 회장, 텅쉰(騰訊)의 마화텅(馬化騰) 회장과 손잡고 50억위안(약 8254억원) 규모의 전자상거래 합작사를 만들기로 했다. 합작사의 지분은 왕 회장이 70%를 갖기로 했다. '알리바바 왕국'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마 회장 역시 왕 회장의 전문 분야인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손을 뻗쳤다. 그는 올 들어 중국 프로축구 구단인 광저우헝다 지분 50%를 사들였고 홍콩 미디어회사 차이나비전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할리우드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WSJ은 마 회장과 왕 회장은 가정환경과 성장배경 등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공통점도 많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회장', '최고경영자(CEO)' 등의 직책에 연연하지 않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능숙하다. 과거 중국 부자들은 부호리스트에 오르면서 세간의 관삼을 받는 것을 꺼려왔다. 그러나 마 회장과 왕 회장은 오히려 부자로서의 지위를 즐기면서 이를 적극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중국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으면서도 적극적인 혁신을 추구하는 것도 이들 부호들의 경쟁력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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