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대변인 조선중앙통신 기자 문답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유엔총회가 18일(미국 현지시간) 북한 인권결의를 채택할 예정인 가운데 북한은 인권결의를 주도한 유럽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유럽은 북한과의 인권대화를 파탄내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인권유린에 협력해 피고석으로 몰리는 신세가 됐다고 비아냥했다.
이는 유엔의 대북 인권결의 채택을 저지하기 위한 북한의 총력전의 하나로,유럽과 미국을 이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외무성 대변인은 17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유럽이 미국의 인권유린행위에 협력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유럽 나라들은 그 누구의 인권문제를 들고 다닐 초보적인 자격마저 상실한 제 처지를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CIA의 테러 용의자 고문실태를 조사한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유럽 국가들이 테러용의자 이송, 비밀감옥 설치 등에서 미국과 협력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변인은 "최근 미국 중앙정보국이 비밀감옥들에서 수감자들에게 감행한 잔인한 고문행위가 폭로되여 국제사회의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나라들이 그에 공모하였다는 자료들이 밝혀져 커다란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문답을 시작했다.
그는 "지금까지 유럽동맹과 유럽나라들은 저들이 마치 인권보장의 '본보기'나 되는 듯이 행세하면서 다른 나라들에 곧잘 삿대질을 해왔으며,미국의 반공화국 '인권' 압력 소동에 발벗고 편승하여왔다"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이어 "그러나 이번에 유럽동맹안의 대다수 나라들이 미국의 잔악한 인권유린행위에 하수인으로 가담한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유럽동맹이 소위 주요 정책기둥의 하나로 표방하는 '인권옹호
의 간판아 한갖 유럽 특유의 정치적 위선을 가리우기 위한 빚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것이 백일하에 들어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결국 유럽은 미국의 지휘봉에 고분고분 순종해 시중이나 들어주다가 함께 피고석에 몰리는 노복의 신세가 되고 말았다"면서 "유럽은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우리와 순조롭게 진행되던 인권대화도 핵문제를 걸고드는 미국의 조종에 따라 스스로 파탄시키는 결과를 빚어낸 바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유럽나라들은 그 누구의 '인권문제'를 들고 다닐 초보적인 자격마저 상실한 제 처리를 알아야 한다"면서 "유럽 국가들이 인권옹호에 관심이 있다면 미국의 특대형 인권유린범죄를 국제무대에서 문제시하는데 나서야 한다"며 이를 통해 유럽은 과거를 '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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