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상당기간(a cosiderable time)’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를 포기하고 금리 인상 결정까지 ‘인내심을 발휘할 것(be patient)’이라는 입장을 17일(현지시간) 밝혔다. Fed가 내년 중으로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 인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이날 뉴욕증시는 일제히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Fed는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열렸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에서 그동안 사용해왔던 채권매입 정책의 종료이후에도 상당기간 저금리 정책 유지가 필요하다는 표현을 삭제했다. 대신 성명은 “통화정책 정상화에 착수하는 데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새로운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그러나 성명은 “이 가이던스는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던 종전 성명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밝혀 금리 인상에 신중히 접근할 것임을 강조했다.
재닛 옐런 Fed의장도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경제상황으로인해 새로운 (가이던스) 표현의 필요성이 생겼다”면서도 “표현은 달라졌어도 우리의 정책 의도가 바뀌었다는 신호는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옐런 의장은 또 “적어도 `앞으로 몇차례 회의에서 (next couple of meeting)’ 정책금리를 올리는 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뒤 “몇차례는 두번 정도를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옐런 의장은 최근 유가 급락이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유가하락이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2% 달성에 제한적인 기간동안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전반적으로는 미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본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Fed 는 성명을 통해 제로(0) 수준인 현행 연 0∼0.25%의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기존입장도 확인했다.
이밖에 미국 경제에 대해 완만한'(moderate)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확인한 뒤 “노동시장 상황도 더 개선됐고, 노동 자원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며 기존 입장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Fed의 성명과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금리 인상에 예상보다도 더 신중한 입장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제기됨에 따라 이날 뉴욕증시는 오후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다우종합지수는 성명 발표직후 300포인트나 올랐다가 288포인트(1.69%) 오른 1만7356.87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96.48포인트(2.12%) 상승한 4644.31을 기록했고 스탠더드 앤 푸어스(S&P)500지수도 40.15포인트(2.04%) 뛴 2012.89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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