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유로존·주변 국가로 전이될 가능성 있어 유의 필요"
"신흥국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예의 주시"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금융감독원은 17일 러시아 금융시장의 불안이 심화되는 것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외화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적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흥국 등 주변 국가로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예의 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이 집계한 국내 금융사의 러시아에 대한 외화익스포저(외화대출금·외화유가증권·외화지급보증) 잔액은 올 9월말 기준 13억6000만달러(약 1조4890억원)다. 이는 전체 1083억4000만달러의 1.3%를 차지한다.
금감원은 "러시아에 대한 외화익스포저 규모가 미미해 러시아 금융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외화자금시장 동향 등을 긴급 모니터링한 결과에서도 "국내은행들의 만기 차입금 차환은 원활히 이뤄지고 조달금리 수준도 큰 변동이 없는 등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무역 및 금융연계가 높은 유로존과 주변 국가로 러시아의 금융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인도·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 12개국에 대한 익스포저는 113억3000만달러로 전체의 10.5%를 차지한다.
금감원은 "최근 러시아 경제 및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과 유가하락·주요국 통화정책 변동이 신흥국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대응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금융시장에 불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글로벌 금융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리스크요인을 점검하는 등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는 한편 국내 금융사의 외화유동성 상황과 관련지표를 밀착 점검하는 등 외화유동성을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필요시에는 '외화유동성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상황을 중점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칠 경우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업체계를 통해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차입가산금리가 급등하는 등 시장불안이 가시화되는 경우 단기차입을 자제하고 외화유동성 상황을 일일 점검하는 등 상황별 대응방안(컨틴젼시 플랜)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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