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전 회장 때 단행한 조직 혁신, 안팎서 비교적 호평
임기만료 앞둔 11곳 CEO 교체·유임 여부 주목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빠르면 이달 중 단행될 예정인 KB금융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부사장'들의 약진이 계속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종규 신임 KB금융 회장이 선보일 첫 정기인사에서도 임영록 전 회장 때부터 강하게 추진된 '연공서열 타파' 움직임이 또 다시 나타날지에 대한 관심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남인 KB인베스트먼트 사장과 박중원 KB데이타시스템 사장이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된다. 차순관 KB저축은행 사장과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은 각각 내년 1월과 3월이 임기만료다. 오정식 KB캐피탈 사장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11개 계열사 CEO 가운데 절반가량이 임기를 마치게 된다. 정회동 KB투자증권 사장, 김진홍 KB생명 사장, 이희권 KB자산운용 사장, 김주수 KB부동산신탁 사장, 장유환 KB신용정보 사장은 내년 8월 말에 임기가 만료된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KB금융그룹 계열사 사장들의 임기는 1년이다. 이번 KB금융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지난달 취임한 윤종규 회장과 호흡을 맞춰 KB 재건을 이끌어나갈 경영자를 찾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B금융 관계자는 "글로벌 리딩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계열사 간 시너지는 매우 중요하다"며 "KB금융의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리더십과 소통 능력, 뛰어난 업무 추진력 등을 갖춘 인사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경영연속성 등을 감안해 유임 인사에 중점을 둘 경우 교체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조직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새로운 발탁 인사를 단행하면 절반 이상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계열사 부사장의 CEO 발탁승진 인사가 이어질지 관심이 크다.
현 계열사 CEO 가운데 김덕수ㆍ남인ㆍ박중원ㆍ이희권ㆍ김주수 사장은 국민은행 본부장을 거쳐 계열사 부사장을 맡고 있다가 탁월한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KB금융 조직문화에서 보면 이례적인 인사로 그 전까지만 해도 KB금융 계열사의 사장은 능력에 상관없이 대부분 국민은행 부행장 출신이 맡는 게 관행이었다. 계열사 부사장의 위치는 국민은행 본부장을 하다 부행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간부들이 예우차원으로 퇴직하기 전까지만 일하는 자리로 여겨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부행장이 되면 계열사 CEO로 가는 번호표(연공서열)를 받은 것처럼 당연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있었다"며 "번호표 승진을 깬 인사혁신에 대해 KB금융 안팎에서 좋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윤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어떻게 진행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 계열사 부사장은 총 7명이다. 임승득 KB카드 부사장, 박광호 KB생명 부사장, 공현무ㆍ전병조 KB투자증권 부사장, 백홍욱 KB캐피탈 부사장, 양동호 KB인베스트먼트 부사장, 김태운 KB신용정보 부사장이다. 이 중 임승득ㆍ박광호ㆍ양동호ㆍ김태운 부사장은 국민은행 본부장 출신이다.
물론 국민은행 부행장 7명 가운데 리더십과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들이 계열사 사장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KB금융 12번째 계열사로 추진 중인 KB손해보험의 경우 보험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외부 CEO 출신을 영입할 가능성도 높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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