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투표함 다 열었더니…1·2위 800표차 뒤집혀
한상균·전재환 후보조 결선 각축전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8기 지도부(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선거 1차 투표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결선투표에 진출한 한상균·전재환 후보조 중 어느 조가 새 지도부가 될지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12일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끝난 민주노총 8기 지도부 선거 최종 개표결과 유권자 66만9978명 중 42만95명이 투표해 62.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첫 직선제 투표율 62.7%=9일 투표 종료 후 민주노총 선관위는 선거권자 67만1085명 중 35만2659명이 투표했고, 잠정 투표율을 52.5%로 집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조합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경기 지역의 일부 투표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 투표율은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됐었다.
당초 일각에서는 직선제 선거가 낮은 투표율로 고전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62.7%라는 비교적 높은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해 민주노총의 첫 직선제 시도는 일단 성공한 셈이 됐다.
◆엎치락 뒷치락…800표차로 1·2위 갈려=개표가 시작되면서 기호 4번 전재환·윤택근·나순자 후보조, 기호2번 한상균·최종진·이영주 후보조가 선두권에서 각축전을 벌였다. 초반에는 한 후보측이 앞섰지만, 개표 중반부를 지나면서 전 후보가 다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종투표 결과가 나오면서 한 후보가 다시 전 후보 측을 간발의 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한 후보조는 14만644표(33.5%)를 획득해 1위를 차지했고, 전 후보조는 불과 835표(0.19%) 뒤쳐진 13만9809표(33.3%)를 획득해 2위에 머물렀다. 3·4위에 그쳐 결선진출에 실패한 정용건·반명자·이재웅 후보조, 허영구·김태인·신현창 후보조는 각각 8만5158표(20.3%), 4만775표(9.7%)를 얻었다.
하지만 양 후보 모두 30%대 득표에 그치면서 누구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민주노총 선관위는 10일 "개표 결과 출마한 4개 후보 중 과반수 득표자가 없음이 확실하다"며 "규정에 따라 최고 득표자와 2위 득표자에 대해 결선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17~23일 결선투표 시작…최종 승자는 누구?=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한상균(52) 후보는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 해직사태 때 77일간 파업을 주도해 3년간 구속·수감 생활을 겪은 이력이 있다. 그는 또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171일간 송전탑에서 고공 농성을 벌였다. 한 후보조는 민주노총 내 현장계열 조직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맞상대인 전재환(54) 후보는 대우중공업노조 위원장을 거쳐 금속노조 위원장,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장을 지냈다. 전 후보조는 노동계 주요 정파의 지원을 두루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는 오는 16일까지 선거운동을 진행한 후, 17~23일간 열리는 결선투표에서 다시 한 번 맞붙게 된다. 결선투표의 경우 과반투표 제한이 없어 과반득표하는 후보조가 당선된다. 예상외로 두 후보조 사이의 1차 투표 득표율이 0.19%차에 불과한 만큼, 3·4위를 지지했던 조합원들의 선택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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