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의 행동에 따라 5·24 대북 제재 조치가 해제될 수도 있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밝혀 주목된다.
이 당국자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5·24 조치를 해제해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크게 저촉되지 않는다며, 북한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면 5·24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남북정상회담 추진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정상회담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남북 간에 대화 테이블이 열리면 장관급에서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관계 현안을 모두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북관계가 열리면 그 공간에서 북한을 설득할 기반이 만들어지고 북한이 변화하면 북미 관계가 달라지면서 선순환 될 수 있는 연쇄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지금 미국의 입장을 바꾸라고 얘기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지난 5일 제주도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산가족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가 다른 부분에서 북한에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 고위당국자는 "남북대화가 이뤄지게 되면, 우리가 원하는 사안과 북한이 원하는 사안들이 모두 협의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 내에서는 이산가족 문제와 5·24 조치 해제 등 남북관계의 현안들을 북측과 포괄적으로 협의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오찬을 갖고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론은 흡수통일을 전제로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통일준비위원회 3차 회의에서 통일은 남북이 같이 가는 것이라고 표현한 대목을 거론하며, 북한 정권의 가변성이 존재하더라도 한국 정부가 상정하고 있고 추진하려는 것은 평화통일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류 장관은 이날 오전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대행과 면담을 갖고 한국 정부의 통일 구상을 설명했고
셔먼 부장관 대행은 박근혜 정부의 통일비전과 드레스덴 구상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한국 정부의 통일정책 추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셔먼 부장관 대행은 또 앞으로 남북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 필요한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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