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포스팅 신청, 월드시리즈 우승팀 SF 등 관심…메이저서도 드문 장타 유격수, 현지선 "응찰액 1000만달러 될 것"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프로야구 스타 강정호(27ㆍ넥센)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임박했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1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신청한다. 미국에서도 강정호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다. 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 CBS스포츠는 9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메츠,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등이 강정호 포스팅에 참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중 오클랜드의 빌리 빈 단장(52)은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관심을 모으는 것은 사실이다. 포스팅 최고 응찰액이 1000만달러(약 110억9000만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윈터미팅(12월 8~12일ㆍ메이저리그에서 구단 사장과 단장, 에이전트 등이 모두 모여 다가올 시즌을 대비해 선수영입 등을 논의하는 자리)이 진행 중인 가운데 나온 보도라 의미가 있다.
◆ 거포 유격수 = 메이저리그 자유계약(FA) 시장에 나온 유격수들 가운데 디디 그레고리우스(24)는 지난 7일 애리조나에서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다. 이제 아스드루발 카브레라(29ㆍ워싱턴)와 제드 라우리(30ㆍ오클랜드), 스테판 드류(31ㆍ양키스) 등이 남았다.
강정호는 경쟁력이 있다. 타격과 수비 능력에서 경쟁자들에 뒤지지 않는다. 올 시즌 117경기에서 타율 0.356 40홈런 117타점을 기록하면서 득점은 103개를 올렸고, 실책은 아홉 개밖에 하지 않았다. 라우리는 올 시즌 136경기 타율 0.249 6홈런 50타점을, 보스턴과 양키스에서 한 시즌을 보낸 드류는 여든다섯 경기 타율 0.162 7홈런 26타점을 기록했다. 클리블랜드와 워싱턴에서 활약한 카브레라는 14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1 14홈런 61타점을 올렸다. 무시할 수는 없는 성적이지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한국에서 '유격수 최초 40홈런', 장타율 1위(0.739)를 기록한 강정호의 한 시즌을 놓치지 않고 기록했을 것이다.
◆ 수비가 관건 = 강정호의 수비 능력은 타격에 비하면 돋보이는 편이 아니다. 불 같은 타구가 날아다니는 메이저리그 경기장에서 현재로서는 최정상급으로 볼 수 없다. 그러나 잘 치는 유격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귀하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최근 두 시즌 동안 수비에서 여러 차례 허점을 보인 헨리 라미레즈(31ㆍ보스턴)를 주전 유격수로 기용했다. 그의 타격 능력이 그만큼 뛰어났기 때문이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63)은 "(강정호의) 수비범위가 최정상의 수준은 아니지만 타격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 감안될 것"이라며 "다만 한국과 미국은 다르고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이라는 점에서 각 구단이 타격 능력을 얼마나 확신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또한 메이저리그 구단은 기량만 보고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다. 야수를 평가할 때는 타격에서의 힘과 정확성, 수비능력, 송구, 주루 등을 본다. 그리고 팀이 생각하는 향후 계획과 전력 구상, 현지문화 적응 여부 등도 고려 대상이 된다. 여기에 스카우트 의견만으로 영입이 결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개 구단주와 단장 등 결정권이 있는 두세 명이 의견을 맞춰 결정한다.
◆ 골든글러브 프리미엄 = 강정호는 자신감에 차 있다. 그는 지난 8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4 카스포인트 어워즈에 참석해 "어느 팀에서든 잘 해낼 자신이 있다"며 "내년 한국에 있든 미국에 있든 잘 치겠다"고 했다. 허 위원은 "강정호의 입단과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기량을 인정받고 미국에 간 일본 선수들의 실패 사례도 많다"면서도 "각 구단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다. 구단이 생각하는 역할과 기대치에 부합한다면 좋은 조건을 제시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정호는 포스팅 신청을 앞두고 좋은 선물을 받았다. 2014 프로야구 유격수 부문에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총 유효표 321표 가운데 305표(득표율 95.0%)의 압도적인 지지로 함께 후보에 오른 김상수(24ㆍ삼성ㆍ11표)와 김성현(27ㆍSKㆍ5표)을 따돌렸다. 유격수로 뛴 선수 중에 강정호를 능가한 선수는 없었다는 의미다. 강정호에 눈독을 들이는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수상 소식을 모를 리 없다. 강정호는 개인 통산 네 번째 골든글러브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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