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계 순매도 규모도 축소, 일본계 자금유입 기대
환율·유가하락, 장기적으로 호재 전망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중장기적 자금흐름을 보이는 미국계 자금이 본격적인 순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코스피 2000선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10월 국내증시에서 순매도를 보였던 미국계자금이 11월부터 순매수로 돌아선 만큼 연말 코스피의 2000선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과 유가 등 대외 변수들도 중장기적으로 코스피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9일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28분 현재 전일대비 6.74포인트(0.34%) 내린 1972.21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전날 중국의 무역수지가 시장 예상치보다 부진했고 국제유가가 4% 이상 급락해 세계증시가 1% 내외로 하락했지만 급락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 수급 개선세 이어질듯=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증시에서 3975억원 매도세를 보였던 미국계자금은 지난달 8928억원 매수세로 전환했다. 미국계자금 뿐만 아니라 유럽계자금들의 매도세도 크게 축소됐다. 같은기간 영국계자금은 6430억원 순매도에서 650억원 순매도로, 룩셈부르크는 5800억원 순매도에서 680억원 순매도로 매도규모가 대폭 줄었다. 독일은 680억원에서 1280억원으로, 아일랜드는 230억원에서 2240억원으로 순매수 규모를 늘렸다.
유가 및 원자재시장 부진에 따라 주요 신흥국 중에서 한국 등 공업국가에 대한 투자매력이 높아지면서 외국계 자금 유입이 내년 초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요 원자재 수출국인 브라질 등 라틴펀드로부터 아시아 공업국가로의 자금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의 경우에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최대치를 경신하고 유가하락이 금융완화정책 및 경기부양책과 맞물려 투자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승희 SK증권 연구원도 "10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이후 일시적 혼란이 마무리됐고 유럽도 유럽중앙은행(ECB)의 스트레스테스트가 11월 초 종료된 이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이라며 "일본의 공적연금(GPIF), 중국계 자금의 본격적 유입이 내년에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환율ㆍ유가 등 대외변수는 중장기적 호재=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악재로만 작용했던 환율문제와 유가급락 추세에 대한 시장 인식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승용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강세와 엔저현상이 미국 경기 및 일본과 유럽의 정책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가하락은 수출경쟁력 강화와 내수소비 촉진 기대감으로 바뀌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코스피는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연말 2050선까지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의 정책모멘텀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개최되는 중국 경제공작회의 이후 중국정부의 강한 경기부양책이 기대되면서 수출종목들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IT)업종과 자동차업종이 4분기 원ㆍ달러 환율 상승효과와 중국 수혜로 실적개선세를 보이며 연말 증시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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