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남편이 숨겨놓은 65억원 금괴 찾은 사연은?…애인 버린 '도둑' 때문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아버지가 사망 전 숨겨놓은 65억원 상당의 금괴더미를 까맣게 모르고 살던 가족이 화재와 도둑들 덕분에 금괴를 되찾은 사건이 발생했다.
9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금괴상자를 훔친 인테리어 작업공 A(38)씨를 특수절도 등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인 인부 B씨(26)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이들이 지난 8월 15일 화재로 타버린 서울 서초구 강담대로 소재 사무실 내부를 나흘 후인 19일 수리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인테리어 작업공 A씨는 사무실 붙박이장을 뜯어내다 그 안에서 라면상자보다 조금 작은 나무 상자를 발견했다. 상자 안에는 시가 65억원 상당의 금괴 130여개가 담겨 있었다.
집주인 김모(84·女)씨의 사망한 남편이 은퇴 후 증권수익 등으로 모은 재산을 금괴로 바꿔 사무실 붙박이장 아래에 보관해온 금괴였다. 김씨와 자식들은 아버지가 금괴를 숨겨놓았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A씨와 동료들은 경찰에 신고할지 말지를 두고 갈등했다. 결국 이들은 130여개의 금괴 중 한 사람당 한 개씩만 꺼내 갖고, 나머지는 그대로 제자리에 넣어둔 채 신고는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욕심이 생긴 A씨는 밤이 깊어지자 동거녀와 함께 오전에 작업했던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낮에 넣어둔 나머지 금괴를 전부 훔쳐 달아났다.
그러나 A씨가 새 애인이 생기며 이 사실은 발각됐다. A씨가 동거녀와 헤어지고 새 애인과 함께 금괴를 들고 달아나자 동거녀는 심부름센터 직원에게 A씨를 찾아줄 것을 의뢰했다. 이에 심부름센터 직원이 경찰에 이 사실을 제보한 것.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씨와 나머지 인부들, 금괴를 매입한 금은방 업주 등 총 7명을 검거하고 19억원 상당의 금괴 40개와 현금 2억2500만원 등을 압수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훔친 금괴를 금은방에 처분해 생긴 현금을 지인에게 투자하거나 고급 외제차를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아버지가 금괴를 숨겨 놨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범인을 잡지 못했다면 완전범죄가 될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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