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분석, 지난해 상반기 11kg→올 상반기 63kg…모녀 금괴밀수 등 19건 붙잡아, 조선족 등 운반책으로 활용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지하경제의 주범으로 꼽히는 금괴밀수가 크게 늘고 있다.
10일 관세청에 따르면 전국 세관에서 올 상반기 중 금괴밀수를 단속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11㎏(4건, 6억2000만원)보다 5배 이상 늘어난 63㎏(19건, 28억4300만원)을 잡아냈다.
금괴밀수 급증은 금괴특성상 값보다 부피가 작아 외국여행자 등을 통해 쉽게 갖고 올 수 있고 밀수를 했을 때 탈세수익이 보장돼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올 4월까지 국제시세가 국내시세보다 높아지면서 밀수가 주춤했으나 지난 5월부터 시세가 비슷해지면서 몰래 숨겨 들여오는 사람이 는 것도 금괴밀수 증가요인이기도 하다.
일부계층의 비정상적 재산축적·은닉 및 도피수단으로도 금괴가 활용되고 있다. 이달부터 시행 되고 있는 현금영수증발급의무 확대(30만원→10만원)로 사업자들의 무자료거래에 따른 매출누락 등 지하경제 재원으로서 수요가 있는 것으로 관세청은 분석하고 있다.
밀수 땐 관세(3%), 부가가치세(10%), 무자료거래로 매출이 빠지는 금액만큼 내국세 탈세가 이뤄지고 있다.
올해 적발된 금괴밀수의 주요 특징은 3가지다. 밀수형태는 밀수업자들이 주로 조선족 등 일반여행자를 운반책으로 활용하고 있다. 밀수경로는 종전엔 대만·홍콩에서 인천국제·김포·김해공항 및 인천항으로 나눠 들여왔으나 최근엔 심양 등 중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밀수입되고 있다.
밀수수법은 금괴를 목걸이·팔찌 등 신변장식용품으로 만들어 몸에 착용하거나 특수하게 만든 조끼에 넣어 입고 오는 등 지능화된 수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관세청은 이 같은 지능적인 밀수에 적극 대처키 위해 지난해 5월부터 ‘금 정보분석팀’을 설치·운영해오고 있다. 출·입국이 잦은 사람의 체류기간, 동행자 등을 분석하고 혐의자 움직임 관찰 등 체계적인 수사기법을 활용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 18일 중국 심양발 여행객 일제검색을 해 특수제작 된 조끼에 1㎏짜리 금괴 24개(24㎏, 10억원)를 숨겨오려던 중국인 모녀(母女), 한국인 등 운반책 3명을 잡아 2명을 구속하고 1명은 조사 중이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최근 금괴밀수가 중국 심양발 인천국제공항 입국여행자들을 통해 중점적으로 잡아내고 있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주재관세관을 통해 심양세관과 중국 공급조직에 대한 공조수사를 추진 중이다.
관세청은 단속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곳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전국세관에 흐름을 알려주고 우범여행자 정보분석, 신변검색을 강화할 방침이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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