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파이어폭스와 결별한 구글이 향후 검색시장에서의 점유율 유지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지난 2004년 파이어폭스로 브라우저시장에 진출한 모질라 재단은 최근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야후로 바꾼바 있다. 여기에 애플의 '사파리' 역시 구글 검색 제휴가 내년에 종료되고 추가 연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구글의 점유율 변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김승열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8일 "많은 IT기업들이 과도하게 시장 장악력을 넓혀가고 있는 구글을 견제하려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며 "안드로이드의 시장 점유율이 워낙 높기 때문에 당장 변화는 없지만 제휴 채널이 줄어든다면 구글도 점유율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첫번째로는 파이어폭스와의 결별을 꼽았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11월 비영리그룹인 모질라재단은 파이어폭스를 발표하면서 브라우저 시장에 뛰어든 이후 20% 치솟았던 점유율은 최근 14%까지 떨어졌다. 모바일에서는 0.32%에 불과했다.
파이어폭스는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구글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모질라재단의 수익 중 88%가 구글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검색창을 통해 연간 1000억회 이상의 검색이 이뤄지며 구글은 이에 대한 보상으로 매년 3억달러를 모질라재단에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1월18일(현지시간) 모질라재단은 구글과의 검색제휴를 연장하지 않고 주 사업 파트너를 야후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향후 5년간 미국내 파이어폭스의 기본검색 엔진을 야후로 설정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달부터 서비스가 시작됐다.
김 연구위원은 "양사의 오랜 협력이 종료된 것이 파이어폭스의 브라우저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구글이 주도했는지, 크롬을 의식한 모질라 재단측의 결정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면서도 "구글이 크롬을 통해 브라우저 시장에 뛰어들고 점유율에서 파이어폭스를 넘어서면서 양사의 관계가 꼬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모질라재단과 야후의 제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야후의 검색결과가 좋아야한다며 자체 엔진이 아닌 빙(Bing)을 사용하고 있는 야후로서는 별다른 개선 여지가 없다고 전망했다.
야후와 MS의 검색제휴는 2009년 이뤄졌으며 야후는 MS에 검색광고 매출의 88%를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파이어폭스의 경쟁력도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시장점유율 21%를 차지하는 크롬에 많이 뒤쳐져있지만 PC시장에서의 파이어폭스는 고정팬들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문제는 모바일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사용자들은 모바일기기에서 웹사용을 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데 비해 모바일 파이어폭스는 인지도가 너무 낮아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또 모질라재단이 파이어폭스 OS를 개발해 구글과 경쟁구도를 만들어가고 있지만 성공여부가 불투명해 전략적 행보를 할 수 있을지 여부가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KT연구소는 모질라재단이 단기적 수익감소를 감수하면서 브라우저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경쟁하겠다고 밝혔지만 야후의 겸색기술을 고려하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 연구위원은 그러나 "이같은 환경속에서도 향후 애플을 비롯해 제휴 채널이 줄어든다면 구글로서도 지금과 같은 점유율 유지는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