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박근혜정부의 두 번째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취임한 정재찬 위원장이 '경제민주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다. 정부가 최근 '경제활성화'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2기 공정위가 '경제검찰'로서 가시적인 경제민주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정재찬 위원장은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경제적 약자의 경쟁기반을 확대하고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지난해 도입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율 제도의 충실한 집행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직접적으로 '경제민주화'라는 단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박근혜정부가 출범 당시 천명한 경제민주화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위원장은 "비정상적인 거래관행을 고치고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확립해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드는 것이 지금 이 시점에 공정위에 맡겨진 소명"이라며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동적이고 공정한 시장경쟁 촉진 ▲경제적 약자의 경쟁기반 확대 ▲소비자정책 전반에 대한 총괄조정기능 강화 ▲신뢰받는 준사법적 심판기능 수행 등 네가지에 역점을 두겠다고 소개했다.
경제민주화는 2기 공정위의 가장 큰 과제다. 노대래 전 위원장 체제에서 신규순환출자 금지,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 굵직한 입법과제를 해결한 만큼, 이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총수일가 사익편취 조사와 관련한 전담조직 구성 등은 1기에서 끝내지 못한 대표적 숙제다.
그는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경제민주화는 입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행이 중요하다"며 "공정위의 업무는 경제민주화에 가깝고 경제활성화는 주로 산업지원 부서에서 담당한다"고 경제민주화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언급을 한 바 있다.
특히 "대기업 총수의 연봉 공개가 필요하다"고 말해 노 전 위원장이 "총수 연봉 공개 논의 등은 경제민주화와 직결되는 사항이 아니라고 본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활성화, 규제완화 기조에 맞춰 경제민주화의 논리가 주춤해진데다, 이미 입법완료된 법 조항에도 예외규정이 많아 실제 시장에서 경제민주화 정책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 잇따른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경제민주화 법안의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 위원장이 담합ㆍ지위남용ㆍ부당지원행위 등에 대한 공정위 의무고발제도 도입, 징벌적 손배제 확대 등에 모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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