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하나대투 등 계열 은행과 공동으로 운영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증시 불황으로 고전해온 증권사들이 앞다퉈 신규 점포 개설에 나서고 있다. '어두운 터널은 지났다'는 분석과 함께 달라진 점포 확장 방식도 눈길을 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신한은행과 공동으로 7개의 신규 점포를 설치하고 리테일 강화에 나섰다. 올해 개점한 7개 점포는 은행 점포와 증권사 점포를 한 곳에 결합한 복합점포(BWB) 형태다. 기존 위탁매매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자산관리 중심의 영업망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서울 서초동ㆍ이촌동, 일산, 서교, 분당중앙, 대전, 대구 지역에 신규 점포, PWM센터를 열었다"며 "한 점포에서 은행, 증권, 세무, 보험, 부동산 등 금융 관련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의 편의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도 계열사인 하나은행과 함께 올해 5개의 신규 점포를 개설했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동일한 목적을 공유하는 금융 계열회사간 연횡인 BWB 전략이 대세"라며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BWB 형태의 점포 확충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는 입구와 업무 공간을 구분하고 있지만, 내년 이후 은행, 증권 금융상품을 동시에 상담할 수 있는 보다 진일보된 금융 복합점포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도 지난 7월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 내 영업소를 신설했다. 삼성증권의 점포 신설은 2012년 판교 지점 개설 이후 2년여만이다. 삼성증권 측은 "시장상황과 지역특성 등에 따라 필요지역에 대한 진출 여부는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추가 지점 확대 가능성도 열어놨다.
올해 증권사들의 업황 개선이 영업망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59곳 중 46곳이 지난 3분기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62개사 중 절반이 넘는 34개사가 적자를 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증권사들의 점포 확장 방식은 불황 이전 공격적인 지점 확충 전략과는 다른 모습이다. 단순 확장 방식에서 벗어나 계열사와의 전략적인 동거를 통해 비용절감과 고객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010년 BWB 점포를 0개에서 25개로 늘리는 동안 지점 수는 88개에서 70개로 줄였다. 하나대투증권도 지난해 9월 기준 64개이던 지점 수를 올 6월 51개로 줄었다.
전국에 계열사를 두고 있는 증권사들이 계열사와 공간과 고객은 공유하고 비용은 줄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증시 불황으로 인한 수익 감소로 대대적인 인력 감축과 함께 지점 축소를 단행한 증권사들이 이젠 계열사와의 연횡을 통한 비용 감축과 함께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으로 수익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형 증권사들의 점포 개설이 붐을 이루고 있다"면서 "불황 속 점포 개설 풍속도는 계열사와의 상부상조 형태로 바뀌는 모습"이라고 풀이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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