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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병동 KGC, 그래도 강병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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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근·양희종 등 빠진 팀 이끌어 KT 격파 "후배들 본보기 되는 선배될것"

부상병동 KGC, 그래도 강병현이 있었다 강병현(왼쪽)과 양희종[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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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안양 KGC인삼공사가 부산 KT의 4연승을 저지했다. KGC는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84-82로 이겼다. 강병현(29)이 앞장섰다. 지난 5월 15일 김태술(30ㆍ전주 KCC)과 유니폼을 바꿔 입은 그는 주장 역할을 수행하며 31분36초 동안 13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종료 직전에는 김현수(24)가 일부러 놓친 자유투의 리바운드를 잡아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강병현은 이적 첫 해부터 중책을 맡았다. 팀 훈련을 주도하며 후배들을 다독였다. 자신의 상처부터 치유해야 했던 그로서는 쉽지 않은 과제였다. 그는 "이적을 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어요. 그동안 KCC에 공헌한 부분이 적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프로의 세계가 냉정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죠"라고 했다. 겨우 마음을 다잡았을 때는 2011년에 생긴 허리 통증이 재발했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었지만 고참 선수가 훈련에 불참할 경우에 팀에 미치는 악영향도 우려됐다.


"함께 고생을 해야 후배들에게 쓴 소리도 할 수 있잖아요. 갑자기 낯선 선배가 와서 팀을 이상하게 만든다고 여길까봐 걱정했죠." 평소 가깝게 지낸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자 외로움도 느꼈다. "이적을 했는데 친하게 지내는 (양)희종(30)이 형, (박)찬희(27), (오)세근(27)이가 없는 거예요. 거의 몰랐던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다보니 운동이 무척 힘들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는 중앙대 후배 오세근의 조기 전역을 누구보다 간절하게 기원했다고.

부상병동 KGC, 그래도 강병현이 있었다 강병현(오른쪽)과 오세근[사진=KBL 제공]


강병현은 주위에 조언을 구했지만 마땅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함)지훈(30)이 형에게 울산 모비스에서는 선배가 후배들과 어떤 식으로 지내느냐고 물었죠. 그런데 세세한 얘기는 해주지 않더라고요. 그것도 노하우인가 봐요." 고심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본보기로 거듭나는 것이었다. 말 대신 열심히 땀을 흘리며 팀 색깔을 흡수하려고 했다. 특히 리바운드 등 기본기 훈련을 충실히 했다. 체력단련실에서 허리 강화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한편으로는 후배들의 성장을 응원하며 물량공세도 펼쳤다. 이원대(24)는 "야식을 먹을 때 병현이 형이 가끔씩 신용카드를 준다. '맛있는 걸 먹고 오라'며 통 큰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강병현의 심적 부담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KGC가 공동 7위(8승12패)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주축 선수들이 대표선수로 나가 있을 때 팀 훈련을 함께 하지 못한 공백을 막 메워가고 있다. 강병현은 "팀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경기가 있는 날에도 두 시간씩 팀 훈련을 하며 손발을 맞춘다"며 "일주일에 한 번씩 유준이(아들)를 볼 때마다 큰 힘을 얻는다. 트레이드의 좋은 예로도 거듭나고 싶지만 아내(박가원ㆍ29)와 아들의 행복을 위해 코트에서 열심히 부딪혀보겠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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