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지난달 24일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 호재가 반영된 이후 코스피는 지난 4거래일 연속 1980선을 유지하면서 2000선 재진입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일본과 유럽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 기대감과 유가약세에 따른 수혜, 대내적으로는 정책 및 배당이슈 등으로 수급상황도 개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말 코스피를 둘러싼 변수들이 아직 남아있지만 악재로 작용할만한 상황이 대부분 종료됐고 계절적 특성에 따라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승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연말을 맞아 주요국의 통화정책 회의가 집중되면서 코스피를 둘러싼 외부변수들은 많다. 오는 4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18일 개최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큰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지난달 21일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의 발언 이후 이슈가 된 국채매입 계획이 구체화되면 유럽발 정책 모멘텀이 투자심리를 호전시킬 가능성이 높다.
대내적으로는 4분기 증시 반등의 핵심인 환율이 코스피 상승을 이끌 전망이다. 11월말 현재 4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은 1079원이다. 연말까지 남은 기간동안 1100원선이 지속되면 4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은 1084원까지 올라온다. 전년동기대비 2%포인트 증가하는 수준이다.
4분기 달러기준 수출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2~3%포인트 증가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다. 이 경우 원화환산 수출증가율은 4~5%포인트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 2분기와 3분기 각각 5%포인트 이상 감소를 기록했던 원화환산 수출 증가율이 증가세로 반전하는 것이다.
물론 4분기 실적에 대한 기존 시장 예상치보다 전체 기업 실적이 낮아질 것은 분명하다. 이에따라 4분기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시장은 4분기 실적 부진 예상이 이미 반영한 상태에서 반등하고 있다.
누적된 손실이나 잠재적 부실요인까지 한꺼번에 털어내는 4분기 계절성을 감안한다해도 올해 4분기 실적은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88.5%를 차지하는 주요 196종목의 4분기 순이익 예상치는 20조9000억원이다. 금융위기 이후 최근 4년간 4분기 에는 추정치의 평균 64% 정도 실적이 달성됐기 때문에 올 4분기에는 13조4000억원 정도 순이익이 예상된다. 이는 2011년부터 작년까지의 4분기 평균 순이익인 13조8000억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추가 개선여지도 충분하다.
업종별로는 원화 환산 수출액 반등과 상관성이 높은 전기전자(IT)와 자동차 업종이 추천된다. 에너지, 소재, 산업재 업종은 철저히 기술적 반등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추가 반등여지가 남은 업종은 조선, 기계, 에너지, 철강 등이다. 다만 에너지 업종은 유가급락세가 진정되기 전까지 투자심리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할 것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외국계 자금의 수급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일본과 유럽의 추가 양적완화,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미국의 양적완화종료로 인한 유동성 위축 논란이 잦아들고 있다.
국내 증시에는 일본계 자금과 중국계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유럽계 자금 역시 통화확대정책 이벤트에 반응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지난 2011년 12월과 2012년 2월에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 국면에서 유럽계 자금이 국내 증시로 순유입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상기해야한다.
유가 약세 또한 그동안은 수요 감소 우려로 인한 디플레이션 우려가 강했지만 점차 인식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원유 생산 경쟁에 따른 저유가가 전반적인 비용감소로 인식되면서 오히려 경기회복세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에는 원유 부담률이 전세계 평균보다 높은만큼 유가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비용절감 효과가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글로벌 경기모멘텀 개선속도가 이전보다 다소 둔화되고 있어 코스피 지수 상하단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12월 코스피 예상밴드는 1920~2030선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도업종 및 종목이 출현하기보다는 업종별 순환매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이 과정에서 소형주와 대형주간 수익률 양극화 문제가 다소 해소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가총액 대형주와 중형주 중에서 전분기대비 국제유가 하락시 매출총이익 증가율이 높은 기업들은 유가 하락 수혜가 큰 기업으로 볼 수 있다. 현대제철, 한전KPS, 대한항공, LS산전, LG생명과학, S&T모티브 등 유가 하락 수혜가 큰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전략이 추천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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