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라빅2 민자발전', 1700MW 규모 총사업비만 25만달러
쿠라야 발전플랜트 이은 두번째 공사 … 모범 공사로 발주처 견학 발길 줄이어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도시 제다(Jeddah)에서 자동차로 사막을 가로질러 1시간30분을 달리면 황량한 모래벌판 한복판의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는 '삼성(Samsung)', '안전(safety)' 등 익숙한 단어들이 나열돼 있다.
사우디 남서부 홍해에 인접한 제다에서 북쪽으로 약 160㎞에 위치한 인구 18만명의 소도시 라빅(Rabigh)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이 도시에는 꼭 1년 전인 지난해 11월 수주한 삼성물산의 '라빅2 민자발전' 현장이 개설돼 있다. 1700MW 규모의 발전소를 민자로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만 25억달러에 달한다.
라빅2 민자발전은 세계 최대 가스복합화력발전이자 삼성물산이 최초로 해외에서 진행한 민자발전 프로젝트인 쿠라야 발전플랜트에 이어 두 번째로 수주한 민자발전 프로젝트다. 삼성물산이 민자발전 분야에서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 현장은 쿠라야 발전과 마찬가지로 사우디 발전업체인 아크와 파워인터내셔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종합설계시공(EPC) 수행과 지분투자를 통해 사업 기획 및 개발, 향후 관리 및 운영까지 동시에 수행하면서 다양한 수익 모델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공정률 13%로 토목공사가 진행 중이다. 발전플랜트의 주기기인 터빈과 배열회수보일러(HRSG) 등이 위치할 장소에 기초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삼성물산은 조만간 주기기 설치 등 본공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공기 준수 등을 위해 그동안 사우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현장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라임스톤 지질인 현지 지반의 특성을 고려해 특수장비 등 총 30여대의 자체 장비를 확보, 토목공사를 예정 공기보다 앞당기면서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토목공사를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지하수를 처리하는 방식은 삼성물산의 친환경적이면서도 철저한 현장 관리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토목공사의 특성상 토사가 섞인 지하수가 다수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그대로 바다로 흘려보내면 생태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물산은 대형 풀장처럼 생긴 간이연못을 조성, 지하수를 바다로 흘려보내기 전 자연적으로 토사를 거르고 문제가 없는 물만 인근 홍해로 내보내고 있다.
이처럼 철저한 현장관리와 공정관리, 공기를 최우선으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라빅2 현장은 발주처에서도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해 견학 프로젝트로 활용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박은철 라빅2 민자발전 현장소장은 "고객의 신뢰와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토목뿐 아니라 기계, 전기, 건축, 설비 등 모든 공정이 한 치의 오차 없이 진행돼야 한다"며 "철저한 공정관리는 물론 체계적이고 친환경적인 현장관리를 통해 가장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수행해 나가겠다"고 자신했다.
라빅2 현장은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하면서 지역경제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우선 토목, 건축, 철골, 배관 등 주요 업체를 모두 현지 협력사로 운영 중이다. 파이프와 케이블 같은 공사자재 역시 사우디 현지에서 생산이 가능한 업체를 조사하고 발굴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한편 구매에 필요한 기간도 크게 줄였다.
회사 측은 앞으로 후속 공종을 선정할 때에도 인프라 보유 여부에 따라 현지 협력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현장에 다양한 국적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는 만큼 안전관리에 있어서도 영어와 아랍어, 힌두어 등 3개 국어로 철저히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자체적으로 건립한 안전교육센터에서는 체험형·시청각 위주의 안전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박 소장은 "현지 협력업체를 적극 활용할 뿐 아니라 현장에 사우디 현지인들을 적극 고용하고 글로벌 신입사원 또한 현지인을 채용해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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