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시보다 더한 심리 위축…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소비심리가 연저점을 찍었다. 두 차례의 금리 인하와 재정확장 정책이 약발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소비자들의 체감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1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나 떨어졌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세월호 참사 직후 수치(5월, 105)보다 한 발짝 더 밀렸다.
CCSI란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경기에 대한 소비자 기대심리가 과거 평균치(2003~2013)에 비해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CCSI는 지난해 100을 나타냈지만 올해 2~4월 108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에 5월 105로 떨어졌다. 6월 107로 올라 등락을 보이다가 10월 105로 내렸고 이달 들어 다시 103까지 떨어진 셈이다. 정문갑 한은 통계조사팀 차장은 "양적완화 종료와 같은 대외요인 등으로 내수경기가 위축된 것이 심리위축에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과 전망, 가계수입 전망 등 대부분의 구성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특히 취업기회전망CSI(86)는 2포인트 낮아졌다. 6개월 후 경기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각도 나빠졌다. 향후경기전망CSI는 91에서 87로 4포인트 떨어졌다. 현재경기판단CSI(74)도 5포인트 내렸다. 금리수준전망CSI는 4포인트 올라 94를 나타냈다.
생활형편전망CSI는 99에서 97로, 가계수입전망CSI는 101로 전월과 같았다. 가계부채전망과 현재가계부채CSI는 각각 2포인트, 1포인트씩 올랐으나 현재가계저축CSI는 1포인트 떨어졌다. 빚을 갚기도 빠듯해 저축을 하겠다는 기대감이 낮아진 셈이다. 소비지출전망CSI도 109에서 108로 내렸다.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월과 같았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