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조2670억원 순유출에서 올해 1조8990억원 순투자로 급반전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싱가포르가 올해 1조9000억원을 국내 채권에 순투자하며 외국인 중 최대 순투자국으로 떠올랐다.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 등이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고 채권 투자를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올 들어 10월까지 한국 상장채권을 1조8990억원 순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최대 순투자국이었던 중국(1조3150억원)과 프랑스(1조2050억원) 등을 크게 앞선 수치다.
특히 싱가포르의 지난해 한국 채권 투자가 1조2670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황이 급반전된 것이다.
이는 테마섹 등이 한국 채권을 대거 사들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테마섹이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고 최근 투자 비중을 확대한 것이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테마섹은 선진국 투자 비중을 2011년 55%에서 올 6월말 60%로 크게 확대했다"며 "한국에 대한 투자 규모도 자연스럽게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S&P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과 엔화 변동성 확대 등도 한국 채권 투자 비중 확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싱가포르의 한국 채권 보유 규모는 지난달 말 현재 4조107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86.0% 급증했다. 프랑스(87.2%)와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외국인의 한국 채권 보유액 중 싱가포르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3%에서 4.1%로 확대됐다. 이는 미국(19.0%), 중국(13.8%), 룩셈부르크(12.0%), 말레이시아(8.1%), 스위스(8.0%), 태국(6.4%), 노르웨이(5.7%)에 이어 여덟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한편 테마섹은 국가별 투자 규모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있지는 않지만 올 3월말 기준 일본과 한국 주식ㆍ채권에 약 9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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