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3분기 전세계 기업들의 경기 신뢰도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발표된 조사업체 마킷의 3분기 글로벌 비즈니스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단 28% 만이 지난해 보다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6월의 39%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이 조사는 전세계 6100여개 제조 및 서비스 기업들의 채용, 투자 여부 등을 조사해 경기 전망에 반영한다.
제조업의 경우는 서비스업보다는 상황이 긍정적이었다. 제조업은 2013년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지만 서비스업은 5년 만에 최저치였다.
신규 채용 의사는 미국, 일본, 영국, 유럽, 러시아, 브라질 등 전세계에 걸쳐 역대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다.
투자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중국과 인도의 자본지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기업의 투자 전망은 2008년 위기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나 우려스러운 것은 전세계 경기를 홀로 이끌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대목이다. 미국내 응답기업의 31.2%가 경기 호전을 기대한 반면 부진을 우려한 기업은 51.4%에 이르렀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2009년 이후 가장 부정적인 것이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킷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기가 지난 여름 정점을 찍은 것 같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로존의 경기 부진이 멈출 기미가 없는 것도 기업들의 사업 확대 의지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양적완화 조치가 취해진 일본의 전망도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일본 기업들의 경기 호전 기대감은 영국이나 미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오히려 2년 사이 최저 수준에 그친다. 윌리엄슨 이코노미스트는 "아베노믹스가 경기를 부양할 것이라는 환상이 희석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경기 전망 부진이 늘어나는 만큼 기업들의 걱정거리는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도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붙들어 매고 있다.
윌리엄슨 이코노미스트는 "전세계 경제를 가릴 구름이 모여들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안 좋은 상황이 예고된다"고 우려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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