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카드할인 등 여전히 경쟁 버거워…대형서점은 북적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새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후 첫 주말(21~23일), 예상대로 온라인 서점의 매출이 평상시에 비해 다소 주춤해졌다. 출판사들의 막바지 할인 이벤트에 독자들이 몰리면서 온라인 홈페이지마저 다운이 됐던 정가제 시행 직전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정가제 시행 전과 비슷한 모습이다. 대형서점들은 고객들의 발길로 북적인 반면, 동네서점들은 아직은 여전히 한산하다.
예스24 등 온라인 서점들은 첫 주말 매출이 정가제 시행 전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 예스24에 따르면 지난 21일과 22일 이틀간 주문 건수는 10월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6% 줄었고, 도서정가제 시행 전주와 비교해서는 32.7% 감소했다. 정가제 시행과 관련이 없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5% 감소에 그쳤다. 시행 첫 날인 21일 주문 건수는 19일, 20일과 비교하면 각각 57.3%, 32.4% 급감했지만, 이는 출판사들의 막바지 할인 판매 등이 집중됐던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교보문고 역시 21일과 22일 주문 판매 권수를 지난 달 평균치와 비교하니 17.2% 줄었다. 매출은 13.3% 감소했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직후인 21일 오전에는 전날 책을 구매하지 못한 독자들이 뒤늦게 구매에 나서면서 일시적으로 매출이 상승하기도 했다. 조선영 예스24 콘텐츠미디어 팀장은 "사이트 폭주로 인해 구매를 하지 못한 독자들이 21일 다시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주문 건수가 일정량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상황이고, 추후의 판매 추이는 한 달 이상 지켜봐야 정확하게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서점들에는 별다른 변화 없이 여전히 독자들의 발길이 많았다. 주말에 교보문고,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등 서울 시내 주요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나 기획전 등의 코너에는 여느 때처럼 많은 사람들이 붐볐다. 사실상 오프라인 서점에서의 책 가격은 정가제 시행 전후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영풍문고의 한 직원은 "평소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1~22일 교보문고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권수는 10월 평균치에 비해 2% 줄었고, 매출액은 0.3% 감소에 그쳤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온라인의 경우는 예상대로 매출이 하락했지만, 오프라인의 경우는 예전과 변동없는 수준"이라며 "매장에서 책을 둘러본 다음 온라인으로 할인 구매했던 고객들이 앞으로는 매장에서 직접 책을 살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으로는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네서점에서는 아직 별다른 변화가 없다. 이번 도서정가제 시행의 가장 큰 목적은 과도한 할인경쟁을 막아 '동네 책방', '지역 서점'을 살리는 데 있지만 정가제 시행 효과는 아직 동네서점들에 미치지 않고 있다. 동네서점들은 여전히 마일리지 적립과 제휴카드 할인, 무료배송 등으로 무장한 온라인 서점과의 경쟁에 힘겨워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홍익문고의 박세진 사장은 "온라인 서점의 할인판매로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최근 우리 서점의 매출은 20%가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서점 관계자는 "공급률, 제휴할인 등이 바뀌지 않은 도서정가제는 우리에게 아무 혜택이 없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