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최근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향후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최근 김 전 회장을 만난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처럼 비자금을 조성하고 재산을 횡령한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대해 서운하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은 2006년 11월 분식회계, 국외재산도피 혐의 등으로 징역 8년6월과 추징금 17조9253억원을 선고받았지만 884억여원만 납부한 상태다.
김 전 회장은 이어 "국민들이 17조원의 추징금을 마치 내가 횡령한 것으로 알고 있어 안타깝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회장의 한 측근은 "17조원 추징금은 횡령액이 아니고, 외환위기 당시 그룹 계열사들이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거래한 외환을 합산해서 매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이나 경영진들이 회삿돈을 횡령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그러면서 "국민들이 여전히 김 전 회장이 회삿돈을 횡령한 후 갚지 않은 것처럼 오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검찰이 김 전 회장에 대한 추징금을 집행하기 위해 차명 재산 수사에 착수한 것에 자신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김 전 회장은 이 자리에서 국가 경제 발전과 통일 비전에 대한 자신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개진하며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김 전 회장이 7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며 "담배를 피울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실제 김 전 회장은 최근 들어 왕성한 공개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월26일 '제45회 대우특별포럼-김우중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잇달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김 전 회장이 외부 공식 자리에 모습을 보인 건 1년5개월 만이었다. 당시 김 전 회장은 그간 소회와 대담집을 출간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이후 연세대를 시작으로 전국의 대학교를 돌며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업가 정신 등에 대한 릴레이 강의도 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24일 서울 모처에서 열리는 대우인 송년 모임에 참석한다. 전 대우그룹 출신 고위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공식 활동을 재개하면서 대우 출신 인사들이 다시 뭉치고 있다"며 "김 전 회장은 물론 대우 그룹에 대한 명예를 다시 살리는 게 우리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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