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北 진정성있는 조치·의미있는 대화돼야"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 핵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이 장기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북한이 6자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러시아가 밝혀 주목된다.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만난 뒤 북한이 9·19 공동성명을 토대로 6자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방송(RFA)이 21일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최룡해를 20일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영빈관에서 만났으며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며 미국, 한국, 일본 등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과 협력해 회담 재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5년 발표된 9·19 공동성명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 복귀하는 대신 나머지 6자회담 당사국들은 북한에 에너지를 제공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이는 한·미·일 6자회담 당사국과는 차이가 있다. 한미일은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최소한 2·29합의 수준'의 사전 비핵화 이행을 요구해왔다.즉 ▲핵·미사일 실험 유예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모든 핵프로그램 활동 중단▲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허용 등 2·29합의에 플러스 알파를 이행해야만 대화 재개가 가능하다고 맞서왔다.
특히 한미일은 북한이 '진정성있는' 조치를 취해야 대화를 재개할 수 있으며, 대화를 재개해도 '의미있는' 대화가 돼야지 대화를 위한 대화는 곤란하다고 강조해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에서의 군사 대비태세 강화와 과도한 규모의 군사훈련에 반대한다며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김정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낸 메시지는 북·러 관계를 발전시킬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말해 양국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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