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한국마사회가 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용산경마장을 다음달에 정식 개장하겠다는 의사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은 19일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장은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영화 '인터스텔라'를 관람하고 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행산업이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지역의 여러 조건이나 주민과의 (협의) 과정을 거쳐서 진행하면 좋지 않을까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한국마사회는 지난 6월 주민들의 반대에도 용산구 성심여고 인근에 화상경마장을 기습적으로 개장했다. 이후 지역사회의 반발이 커지자 3개월간 '시범운영'으로 한발 후퇴한 마사회는 최근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연내에 1단계 개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도박이라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자 심리이기 때문에 없앨 수도 없고 없어지지도 않는 만큼 여러 가지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요건ㆍ절차 등을 만들어야 한다"며 "(용산 화상경마장은) 장소도 적절하지 않고, 말 산업의 증진이라는 측면에서도 시내에서 하는 게임은 본질이 전도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화상경마장이 서울시 세수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세수에 도움이 된다고 뭐든 다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마사회가 개점 장소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권한이 있으면 (화상경마장을) 진작 폐쇄했겠지만 서울시에게는 아무 권한이 없다"며 "주거시설, 학교시설 등과 좀 떨어지고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운 곳은 그나마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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