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생산자물가지수가 3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내려간 영향이 컸다.
19일 한국은행은 10월 생산자물가지수(2010년 100기준)가 104.56으로 작년 같은 시점보다 0.7%, 전월보다 0.6% 하락했다고 밝혔다. 3년9개월 만에 최저치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CPI)에 대체로 선행한다.
공산품에 포함된 석탄·석유제품 생산자물가가 전월보다 5.7%, 전년 동기보다 13.4% 폭락해 하락을 주도했다. 이 밖에 화학제품도 전년 동기보다 4.2%, 제1차금속제품은 3.5%, 전기 및 전자기기는 2.7% 떨어졌다. 이에 따라 공산품 생산자물가 지수는 전달보다 0.8%, 지난해 10월보다 2.4% 하락했다.
임수영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과장은 "10월 생산자물가 하락 원인은 9월과 동일한 유가하락에 있는데 그 낙폭이 두 배가 더 벌어지면서 전체 생산자물가를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9월 중 국제유가는 5.2% 내렸고 10월 중에는 10.2%가 더 내렸다.
품목별로는 휘발유(-5.1%), 나프타(-10.3%), 등유(-5.8%), 경유(-5.7%) 등이 약세를 보였고 부타디엔(-13.8%), 테레프탈산(-10.0%), 수소(-9.5%), 자일렌(-8.4%), 에틸렌글리콜(-7.2%), 톨루엔(-5.6%), 아세톤(-5.3%)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농림수산품도 채소·과실 품목의 위주로 떨어졌다. 10월 채소·과실 품목은 전달보다 16.7% 떨어졌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하락했다.
배추(-35.4%), 사과(-21.3%)의 하락 폭이 컸다. 피망(-59.8%), 상추(-37.9%), 풋고추(-31.6%), 시금치(-25.9%), 배(-21.7%), 파프리카(-14.3%) 등이 고르게 하락했다. 임 과장은 "배추는 김장철을 맞아 작황이 양호하게 이뤄져 공급량이 크게 늘면서 생산자물가지수가 떨어졌고, 사과도 공급량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국내 출하 및 수입품의 가공단계별 물가를 보여주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과 비교해 0.3%, 전년 동기 대비 1.7% 하락했다. 수출품까지 포함해 국내 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 추세를 보여주는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3%, 전년 동기 대비 1.3% 하락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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