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두 차례 연기 끝에 자동차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기존 1.8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함에 따라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번 조정은 '신(新)가맹점수수료율체계' 도입 이후 대형 가맹점 최초로 수수료율을 낮춘 사례다. 카드업계는 기존 수수료율 체계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현대차 가맹점 계약을 맺고 있는 다른 카드사들과 수입차 업체까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 이날부터 1.5% 수수료율에 맞춰 현대차 자동차 복합할부 상품을 판매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법의 테두리를 넘지 않는 선에서 수수료율을 낮춘 것"이라면서 "향후 수수료율 전반에 변동이 생길 경우 재협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에 낮춘 수수료율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2012년부터 시행된 신가맹점수수료율체계는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대형가맹점의 경우 1.8~2%대 카드 수수료율을,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경우 1.5% 수수료율을 받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번 협상으로 신가맹점수수료율체계가 완전히 무시된 꼴이 됐다.
현대차와 국민카드는 복합할부 상품만 예외라는 명목으로 영세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을 적용했다. 국민카드는 복합할부금융이 아닌 일반 매출에 대해서는 기존 수수료율을 유지한다. 이처럼 앞으로 대형 가맹점이 이와 비슷한 상품을 만들어 예외적으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경우 카드사들은 이를 거부하기 힘들어 질 가능성이 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국민카드의 이번 수수료율 합의는 신가맹점수수료율체계에서 벗어난 첫 케이스"라면서 "다른 대형가맹점에서도 복합할부와 비슷한 상품을 만들어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면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가맹점 계약을 맺고 있는 다른 카드사들에게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신한카드와 삼성·롯데카드는 현대차와 가맹점 계약이 각각 내년 2월과 3월에 만료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고려될 수는 있지만 각 사 별로 이해관계에 맞춰 실제 협상을 진행해봐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면서 "각 카드사 별로 제조업체와 연관된 수수료율에서 0.05∼0.1%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개별 협상이 진행되면서 수수료율이 조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현대차 외에도 기아·쌍용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 등이 복합할부로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는데 이들 역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점쳐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1.5% 가맹점 수수료율은 적격비용 이하로 산정된 것"이라면서 "금융당국에서 형평성을 고려해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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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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