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김신욱 시즌아웃, 손흥민은 종아리 통증…최근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컨디션 절정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축구대표팀이 14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킹 압둘라 경기장에서 요르단과 친선경기를 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0·독일) 부임 이후 첫 원정 평가전. 내년 1월(4~26일)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정예 멤버를 선별함과 동시에 중동 팀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모의고사다.
◇ 뜨거운 이청용 = 이번 친선경기 명단(22명)에 국가대표 팀의 주축인 유럽 소속 선수는 일곱 명 포함됐다. 이청용(26·볼턴)과 기성용(25·스완지시티), 손흥민(22·레버쿠젠),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 윤석영(24·퀸스파크 레인저스), 구자철(25), 박주호(27·이상 마인츠) 등이다. 최근 경기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는 이청용이다. 닐 레넌 감독(43)이 부임한 지난달 13일부터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펄펄 날았다. 주 임무인 오른쪽 날개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기면서 파괴력이 강해졌다. 대표팀 소집 전 최근 정규리그에서 세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쏟아냈다. 노리치시티와의 15라운드 원정경기(1일·1-2 패) 만회골로 시즌 첫 득점을 올린데 이어 5일 카디프시티(3-0 승)를 상대로 1도움, 8일 위건과의 경기(3-1 승)에서는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볼턴도 사령탑이 바뀐 뒤 4승2패로 순항하고 있다. 레넌 감독은 13일 지역 언론 '볼턴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한축구협회가 이청용을 필요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행기를 잡아서라도 그를 데려오고 싶다"고 했다. 볼턴 팬 65%도 '10월의 선수'로 이청용을 지지했다. 이청용의 공격 본능은 대표팀의 최전방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 제로톱과 시프트 =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하다. 빠른 발과 슈팅력을 겸비한 손흥민이 종아리 근육 통증으로 요르단과의 경기에서는 벤치를 지킬 가능성이 커졌다. 전술 변화가 불가피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난달 10일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2-0 승)에서 효과를 본 '제로톱 카드'를 다시 꺼내들 수도 있다. 원톱 스트라이커를 배제하고 2선 공격수들의 공격 가담을 통해 득점을 노리는 방식이다. 이청용은 파라과이를 상대로 가능성을 보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땅볼 패스로 김민우(24·사간 도스)의 선제골을 도왔고, 중앙으로도 자리를 옮기며 남태희(24·레퀴야SC)가 넣은 쐐기 골의 출발선 역할을 했다. 베네수엘라와의 친선경기(9월 5일·3-1 승)에서는 4-1-2-3 전형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위치를 옮겨 가능성을 보였다. 요르단은 특히 이청용에게 의미 있는 상대다. 2008년 5월 31일 남아공월드컵 3차 예선 맞대결(2-2 무)에서 국가대표로 데뷔하며, 1도움을 올렸다. 그해 9월 5일 친선경기로 열린 재대결에서는 데뷔 결승골을 넣어 1-0 승리를 이끌었다.
◇ 슈틸리케의 눈 = 아시안컵을 앞두고 마지막일지 모를 시험대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활약 여부도 관심거리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뽑힌 박주영(29·알 샤밥)이 대표적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외부의 평가가 아닌 훈련과 경기를 통해 기량을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간판 골잡이가 대거 빠진 중동 원정은 박주영의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는 2008년 요르단과의 월드컵 3차 예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골을 넣은 인연이 있다. 이밖에 수문장 경쟁에 다시 합류한 정성룡(29·수원)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팀 내 입지를 쌓고 있는 윤석영, 부상 이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구자철과 홍정호도 사령탑의 눈도장을 받기 위한 첫 관문에 나선다.
한국은 요르단과의 국가대표 역대전적에서 2승2무로 앞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66위(11월 기준)로 요르단(74위)보다 높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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