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유학생 눈으로 본 한국과 요우커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김민영 기자, 주상돈 기자] "저희도 느끼죠. 요즘 한국에는 어딜 가나 중국인이 많아요. 제 주변만 봐도 한국에 와본 적이 있는 사람들과 한국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 두 부류예요."
중국인 유학생 류랑시(流朗西ㆍ21)와 셰디보(謝迪波ㆍ20)는 둘도 없는 단짝친구가 됐다. 고려대학교 미디어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셰씨는 지난 8월 이 학교 한국어학당 업무를 돕다가 어학당 새내기인 류씨와 자연스럽게 친해져 친자매처럼 지내고 있다. 이들처럼 한국에 살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은 총 5만336명에 달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중국인 유학생이 전체 외국인 유학생의 59.3%에 해당한다.
셰씨는 지인들이 한국 여행을 올 때마다 가이드가 돼줬다고 말했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 동안 한국에서 지내는 유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중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부모는 이미 한 번씩 서울과 제주도를 다녀갔다.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등 아이돌그룹의 팬인 셰씨의 친구들은 지난해 케이팝의 본류인 강남을 탐방했다. "명품가방만 사러 한국에 오는 분도 있어요. 지난번에도 4, 5개 샀는데 비행기 왕복 티켓을 합쳐도 훨씬 싸다고 말했어요. 다음 달에는 친한 친구가 성형수술을 하러 올 거고요."
2011년 한국에 온 셰씨는 어학당 생활을 할 때 전국을 여행했다. 여수, 남해, 대구, 울산, 부산 등 웬만한 한국인 저리가라다. "한국의 지방도시를 여행하면서 아늑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서울에선 '빨리빨리'가 생활화돼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여행지에선 느긋한 마음으로 다녔죠. 주변 사람들에게 숨겨진 지방의 명소도 소개하고 싶어요."
제주도의 매력에 푹 빠져 한국 유학행을 결심했다는 류씨는 지난 9월 한 달간 어머니와 함께 인천, 경주, 부산 등을 여행했다. "경주에 가려고 KTX를 탔는데 검색대에서 소지품 검사도, 티켓 확인도 하지 않는 광경에 놀랐어요. 사람들 간에 서로 신뢰하고 사회가 안정돼 있다는 인상을 받았죠."
류씨는 요우커들에게 추천할 만한 서울 명소로 광화문광장을 꼽았다. 빌딩 숲 속에 탁 트인 공간이 이색적이었다고 했다. 서울시내 5대 궁궐을 1만원대에 관람할 수 있는 궁궐통합관람권도 추천했다. 셰씨는 삼청동을 추천했다. 다양한 길거리 음식도 먹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멋진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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