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장관 끝까지 함께 해 달라…약속 책임지는 정부 보고 싶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이 209일째를 맞이한 가운데, 세월호 실종자 9명의 가족들은 11일 "현장지휘본부와 잠수사 등 관계자들께 수중수색 전체를 중단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진도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떠한 선택도 누군가에게 고통이 될 수 밖에 없다면 저희가 수중수색을 내려놓기로 했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평생을 슬픔에 잠겨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이상 생겨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모으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들의 발표에 앞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발표를 통해 "세월호 침몰사고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장으로서 지난 200여일 동안 지속해 왔던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중수색 작업의 종료를 발표한다"며 "선체에 봉인조치를 취한 후 그동안 병행해왔던 유실방지를 위한 수색활동도 마무리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색작업을 위한 제반 환경이 악화되면서 잠수사들이 수색종결을 선언하는 등의 상황이 이어진 탓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지금껏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하는 내 자식, 가족을 찾아 품에 안고 한 없이 울고싶다는 마음 하나로 고통스러운 삶을 견뎌왔다"며 "수색이 되지 못한 곳도 있기에 힘들고 어렵지만 더 치밀하게 계획해 수색해 주길 바라는 마음은 아직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그러나 격실 붕괴현상이 심화돼 잠수사들의 안전이 위험해지고, 동절기를 앞두고 무리하게 작업하면 또 다른 사고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고뇌를 거듭했다"며 "이에 수차례 논의를 거쳐 결단할 시점이 됐다고 판단했다"고 그간의 경위를 설명했다.
그동안 진도 현장에서 고락을 함께한 잠수사·공무원·자원봉사자·진도군민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이어졌다. 가족들은 "저희의 희망이자 영웅이었던, 최선을 다해주신 잠수사님들께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며 "저희의 중단 결정으로 공무원, 자원봉사자, 진도군민의 아픔과 고통도 눈 녹듯 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주영 장관이 계속 함께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이들은 "실종자 가족을 위해주시는 장관의 모습에서 진정성을 느끼면서 국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참사 속에서도 장관에 대한 깊은 믿음을 가지게 됐다"며 "참사 210일을 넘어 이 장관이 계속 실종자 가족과 함께 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정부가 실종자 수색 방법으로서의 '인양'을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주영 장관이 배의철 변호사와의 면담을 통해 인양 기술 검토, 선체와 해역에 대한 사전조사를 위한 기구를 구성해 실종자 가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채널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수색의 최후 수단으로서의 인양에 대한 사전조사와 기술적 검토를 통해 (가족들이) 한 줄기 희망의 빛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달라"고 호소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또 "저희는 대통령, 총리, 장관이 국민에게,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에게 한 약속을 끝까지 책임지는 정부를 보고 싶다"며 "부족하지만 국민여러분께서 마음을 모아주시고, 저희를 기억해주시고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지금까지 발생한 사망자는 295명, 실종자는 안산 단원고 2학년 남현철ㆍ박영인ㆍ조은화ㆍ허다윤 학생과 단원고 교사인 양승진ㆍ고창석씨, 일반인 승객인 이영숙(51)ㆍ권재근(52)씨와 권씨의 아들 권혁규(6)군 등 9명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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