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종자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진도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떠한 선택도 누군가에게 고통이 될 수 밖에 없다면 저희가 수중수색을 내려놓기로 했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평생을 슬픔에 잠겨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이상 생겨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모으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지금껏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하는 내 자식, 가족을 찾아 품에 안고 한 없이 울고싶다는 마음 하나로 고통스러운 삶을 견뎌왔다"며 "수색이 되지 못한 곳도 있기에 힘들고 어렵지만 더 치밀하게 계획해 수색해 주길 바라는 마음은 아직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어 "그러나 격실 붕괴현상이 심화돼 잠수사들의 안전이 위험해지고, 동절기를 앞두고 무리하게 작업하면 또 다른 사고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고뇌를 거듭했다"며 "이에 수차례 논의를 거쳐 결단할 시점이 됐다고 판단했다"고 그간의 경위를 설명했다.
그동안 진도 현장에서 고락을 함께한 잠수사·공무원·자원봉사자·진도군민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이어졌다. 가족들은 "저희의 희망이자 영웅이었던, 최선을 다해주신 잠수사님들께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며 "저희의 중단 결정으로 공무원, 자원봉사자, 진도군민의 아픔과 고통도 눈 녹듯 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족들은 정부가 실종자 수색 방법으로서의 '인양'을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주영 장관이 배의철 변호사와의 면담을 통해 인양 기술 검토, 선체와 해역에 대한 사전조사를 위한 기구를 구성해 실종자 가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채널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수색의 최후 수단으로서의 인양에 대한 사전조사와 기술적 검토를 통해 (가족들이) 한 줄기 희망의 빛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달라"고 호소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또 "마지막 한 명의 실종자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약속처럼, 아직 저 차가운 바닷속에서 저희를 기다리는 9명의 실종자를 꼭 찾아주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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