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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의 스피드건]회장님 농구사랑에 다시 마음잡은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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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의 스피드건]회장님 농구사랑에 다시 마음잡은 선수들 황창규 KT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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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T는 정규리그 최하위(3승9패)다.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의 홈경기(8일)마저 71-73으로 내줘 8연패 늪에 빠졌다. 팀 분위기는 당연히 침체됐다. 주포 조성민(31)마저 재활 치료를 받아 특별한 반등 요인이 없다. 전창진(51) 감독은 당근을 꺼냈다. 훈련 대신 휴식을 제공하는 한편 자비를 털어 윤여권(30)과 찰스 로드(29)의 자녀들에게 돌잔치를 마련해줬다. 기념사진을 찍으라고 따로 용돈도 챙겨줬다. 그는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코트를 뛰고 있다. 연패가 계속돼 답답하지만 긍정적으로 이겨나가고 싶다"고 했다.

간절한 바람은 지난 10일 한층 탄력을 받았다. 황창규(61) KT 회장이 선수들이 훈련 중인 수원 KT 올레 빅토리움을 찾았다. 첫 만남에 선수단은 바싹 얼어붙었지만 이내 긴장을 풀었다. 황 회장이 자연스럽게 농구 얘기를 꺼내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는 "이제 정규리그의 6분의 1이 지났을 뿐이다. 조급해하지 말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부상하지 않게 몸 관리를 잘 하라"며 "KT의 전 직원들이 여러분의 뒤에서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황 회장의 농구 사랑은 유별나다. 매사추세츠주립대학 대학원에서 1985년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따면서 여러 차례 보스턴가든을 찾아 미국프로농구(NBA) 경기를 관전했다. 특히 현란한 레이업과 3점슛으로 보스턴 셀틱스를 세 차례 우승시킨 래리 버드(58)를 응원했다. 전 감독은 "매직 존슨(55)과 뜨거운 맞대결을 기억할 만큼 농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셨다"고 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KT의 경기를 챙겨보신다는 말에 뭉클함을 느꼈다. 역전패한 지난 8일 모비스와 경기에서 선수들이 충분히 잘 싸워줬다는 말이 특히 그랬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장이나 사장에게 말하기 어려운 부탁이 있으면 편하게 직접 얘기하라고 했다.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에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신바람을 탄 건 선수들도 마찬가지. "서울에서 경기가 열릴 때 꼭 농구장을 찾아 응원하겠다"는 약속에 모두가 사기충천, 전의를 불태웠다. 조성민과 자유투 내기를 하며 코트를 누비고 이어진 점심식사에서 갈비를 함께 구워먹으며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황 회장에게 유대감을 느꼈다. 외국인선수 로드마저 매료됐을 정도. 통역 없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 그는 "회장님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뛰어야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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