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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약해진 경제가 핵 협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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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이란의 약해진 경제가 핵 협상 타결을 압박하고 있다.


핵 협상 타결 시한(11월 24일)을 앞두고 9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에서 이란·미국·유럽연합(EU)이 막바지 협상에 들어간 가운데 이란의 약해진 경제가 이란 지도부의 핵 협상 타결을 압박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현재 협상 테이블에 앉은 해당국들은 순조롭게 대화를 이끌어가고 있지만 대(對) 이란 제재 해제 속도 문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서방과 유엔의 모든 경제제재를 영구적으로 일괄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과 EU는 대(對) 이란 경제제재를 단계적으로 풀고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다시 생산하려고 하면 이를 되돌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란이 핵 협상에 경제제재 해제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은 최근 이란 경제가 국제 유가 하락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는 지난 6월 중순 이후 현재까지 25% 넘게 하락해 최근 4년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게다가 서방국이 이란에 경제제재를 가하면서 지난 2년간 이란의 원유 수출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란이 2015 회계연도 예산을 계획할 때 기준으로 삼은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다. 국제 유가 하락세를 반영해 현재 기준으로 삼고 있는 100달러 보다 크게 낮춰다.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 이란이 벌 수 있는 오일머니 역시 줄어들다.


한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핵 협상 마저 없다면 이란 경제는 산업계가 파산과 해고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이란 내 투자가 줄게 되고 리얄화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결국 수입물가는 더 높아지고 이란 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은 유가가 적어도 125달러 이상은 가야 현 경제 상황을 유지하고 경제제재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이 할 수 있는 선택은 외환보유고를 통해 리얄화 하락을 방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방국 경제제재로 은행 자산이 동결된 현 상황에서는 외환보유고를 통해 통화 가치 하락을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국 이란 입장에서는 경제제재를 조속히 일괄 해제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


지난해 정권을 잡은 중도성향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그동안 핵 문제 해결과 서방국이 가하고 있는 경제제재 완화를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펼쳐왔다. 로하니 대통령에게 있어 핵 협상과 경제 여건 개선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경제제재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로하니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도 제동이 걸리게 된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을 늘리고 청년실업률이 23%에 달하는 고용시장을 개선하는 쪽에 개혁의 초점을 맞추고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성과가 좋다. 개혁의 성과로 지난해 40% 수준이었던 인플레이션이 올해 20% 밑으로 낮아졌고 리얄의 급락세도 어느 정도 진정됐다. 2013~2014 회계연도 650조 리얄(미화 243억달러)에 달했던 이란의 재정적자 규모는 올해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유가가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서방국의 경제제재가 지속된다면 로하니 대통령이 추진하는 개혁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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