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직업교육·훈련협력에 대한 MOU 체결
호주식 체계 도입 본격화…공동 자격설계도 논의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부가 한국 국가기술자격이 호주에서도 그대로 통용될 수 있게끔 양국간 국가기술자격을 상호인정하는 방안을 호주측에 제안했다. 또 특정분야 기술자격을 처음부터 공동으로 설계해 한 나라에서 시험에 합격해도 양국에서 모두 인정해주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호주의 이안 맥팔레인 산업부 장관과 '기술직업교육ㆍ훈련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직업교육훈련부문에서 선진국으로 손꼽히는 호주와 손잡고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 기술직업 교육과 훈련평가, 자격제도 구축 등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직업훈련ㆍ평가 시스템에 있어 호주식 체계를 도입하기로 하고 훈련심사평가원 설립, 지역ㆍ산업별 인력수요 파악시스템 확립 등을 결정한 바 있다.<▶본지 8월14일자 6면, 21일자 1ㆍ3면 참조>
이 장관은 "1980년대 후반 산업계와 노조의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한 호주의 직업훈련시스템 개혁 경험은 우리나라 직업훈련 혁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호주의 직업능력품질관리원(ASQA) 운영사례는 우리나라의 훈련 부정을 방지하고 품질을 제고하는 데 획기적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장관은 체결식 자리에서 "양국 간 기술자격을 상호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자"고 호주측에 제안했다. 양국 간 국가기술자격을 서로 인정해줄 경우 한국과 호주의 인력이 상대국에 취업해 진출하는 통로가 훨씬 넓어지게 된다.
다만 외국인 인력수입이 각국의 고용률과 양국 정치적 문제로도 연계되는 만큼 실무협의에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일부국가에 대해 정보처리기사 등 2~3개 자격에 한해서만 상호인정해주고 있다.
처음부터 특정분야에 대한 NCS를 공동으로 설계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격을 만드는 방안도 논의된다. 이는 앞서 호주측에서 먼저 비공식적인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안한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자격 인정 등에 대해 타임스케줄(시간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본격적으로 논의해보자는 공식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국가기술자격은 525개로, 현재 진행 중인 NCS 기반 설계작업이 마무리되면 600~800개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호주의 경우 직업능력품질관리원(ASQA)이 관리하는 국가기술자격이 1700~1800개다. 공인민간자격까지 포함할 경우 이 수는 3200개 상당으로 늘어난다.
양국은 향후 협력활동 사항을 위해 고용부 직업능력정책관 또는 호주 산업부의 기술연계국장을 의장으로 공동작업반을 설치할 예정이다. 호주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선 1800년대에 도제제도(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하고 1970년대에 공공직업훈련기관인 TAFE(Technical And Further Education)를 설립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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