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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대구서 창조경제 싹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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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지난 1954년 9월 15일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은 대구 북구 칠성동에 제일모직공업주식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칠성동을 세 차례 찾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근대화된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며 삼성그룹의 창업이념인 '사업보국(事業報國)'에 힘을 보탰다.

꼭 60년이 지난 2014년 9월 15일 고 박 대통령의 딸 박근혜 대통령이 칠성동 제일모직 옛터를 찾았다.


삼성그룹측에서는 이 선대 회장의 손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했다. 반세기가 흘러 같은 장소에서 고인들의 딸과 손자가 마주했다.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4월 개소했지만 삼성그룹이 운영에 동참하기로 결정하며 지난 9월 확대출범식을 가진 것이다.

이처럼 유서 깊은 대구 북구 칠성동에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들어선다. 삼성그룹이 발벗고 나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대구ㆍ경북지역 창조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기로 했다.


제일모직을 세우며 세계적인 기업을 꿈꿨다면 지금은 글로벌 기업이 된 삼성이 다시 한번 '사업보국'의 이념을 담아 세계적인 벤처 기업 육성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과거 사업보국이 세계적인 기업을 일으켜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하겠다는 고 이 회장의 염원이 담겼다면 이를 이어 받은 이 부회장은 창조경제를 일으켜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만들겠다는 염원을 담았다. 삼성가의 기업가 정신인 '사업보국'은 방법과 모양새가 바뀌었지만 3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창조경제를 통한 혁신에 큰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한 방대한 전자왕국을 세울 수 있었던 배경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한 혁신이었던 만큼 정보통신기술(ICT)에 새로운 비전을 담아 삼성그룹의 새로운 도약과 함께 지역 사회 발전, 더 나아가 사업보국의 기업 이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겠다는 의도다.


삼성그룹은 향후 5년간 100억원을 투자해 전자 계열사가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주목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와 부품소재 및 디스플레이, 패션, 콘텐츠 등 3개 분야에 걸쳐 창업 초기 기업들을 지원한다.


오는 21일에는 '삼성벤처파트너스데이'를 개최한다. 삼성그룹은 ▲IoT/ICT ▲부품소재/디스플레이 ▲기타(패션/콘텐츠 등) 3개 분야의 창업 초기 기업(업계 경력 3년 이내 또는 매출액 대비 R&D 비율 5% 이상, 연간 매출 10억 원 미만)과 중소ㆍ벤처 기업을 선발해 향후 5년동안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일반 벤처기업 부문에 선발되는 우수 기업에 대해선 삼성전략펀드에서 추가적으로 사업화ㆍ상용화를 위한 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다. 오는 9일까지 삼성벤처투자 홈페이지(www.samsungventure.co.kr)를 통해 서류를 접수 받아 1차 심사를 진행한 뒤 21일 삼성벤처파트너스데이에서 공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최종투자기업들을 선정할 계획이다.


삼성은 향후 단순 투자를 넘어 삼성과 연계한 사업 협력 기회도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창업 멘토지원 공간인 'C랩'을 운영하고 대구시와 공동으로 200억원 규모의 청년창업 펀드 'C펀드'를 조성해 운영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대구ㆍ경북 지역의 창조경제 활성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60여년전 제일모직을 설립하며 한국 기업들의 근대화를 열었던 옛터에 창조경제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국가 차원의 성장엔진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삼성그룹의 성장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도 창조경제가 꼭 필요한 만큼 우수 벤처 발굴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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