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깜깜한' KB금융 가로막는 4가지

LIG손보 인수 지연, 노조의 특별수당 요구, 주전산기 교체, 카드수수료 협상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KB사태의 후유증을 치유하고 새 회장과 함께 재도약을 준비해야하는 KB금융이지만 안팎으로 시급한 과제가 산적해 당분간 잡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금융위원회가 LIG손보 인수 승인을 미루고 있어 지난달 27일 이후 하루 1억1000만원씩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일가에 지연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금융위 정례회의는 이달 12일과 26일 열리지만, 당장 12일 회의에서 LIG손보 인수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가 KB금융 사외이사들의 퇴진을 요구하고, 사외이사들은 금융위의 압박에 반발하는 만큼 'KB금융 경영 안정'을 전제로 삼은 LIG손보 인수 승인이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1월 마지막 금융위 회의가 있는 26일 인수승인을 받더라도 KB금융은 30여억원의 손실의 봐야 한다.

KB국민은행 노조의 거센 요구도 난제다. 노조는 지난달 30~31일 국민은행장 직무대행 집무실 복도를 점거해 '특별수당 지급'을 주장하면서 실력 행사에 들어갔다. 올해 초 국민카드 정보유출 사건으로 직원들이 겪은 야근과 휴일근무 등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노조는 전임 이건호 행장이 이를 구두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은행 담당부서는 '특별수당 지급'을 약속한 바 없다고 맞서고 있다.

KB사태를 불러온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 사업도 이렇다 할 진척이 없다. 국민은행이 지난달 31일 마감한 주전산기 교체사업 재입찰은 유닉스 시스템 관련 업체들이 불참하고 국민은행의 기존 메인프레임 체제를 운영해 온 한국IBM만 참여했다. 이는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 않은 것이어서 유찰됐다. 국민은행은 전날 주 전산기기 교체를 위한 입찰을 재공고했지만 다시 유찰될 가능성도 높다.

KB금융의 두 번째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카드의 가맹점수수료 협상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복합할부금융(자동차 구입 대금을 신용카드로 내면 할부금융사가 카드사에 결제대금을 갚아주고 고객은 할부금융사에 매달 할부금을 내는 상품) 가맹점 수수료를 놓고 현대차의 수수료율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수료율의 대폭 인하를 요구하는 현대차와 관련법상 대폭 인하가 어렵다는 국민카드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가맹점 계약은 지난 1일 종료됐으며, 추가협상을 위해 오는 10일까지 한시로 계약이 연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