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기자]북한의 방북 초청을 받은 유럽연합(EU)의 스타브로스 람브리니디스(Stavros Lambrinidis) 인권특별대표가 현재 방북 여부를 고려 중이라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밝혔다.
EU 본부의 집행위원회 대변인실 관계자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스타브로스 람브리니디스 EU 인권대표가 북한의 방북 초청을 수락할 지를 고려중이며 자세한 사항은 북한과 외교 채널을 통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람브리니디스 특별대표가 북한에서 방문 초청을 받았다"면서 "북한 측이 유엔 북한인권 결의 초안과 관련해 초청 철회 가능성을 알려온 바 없다"고 전했다.
북한 측은 EU와 일본 등 40여개국이 공동제안한 유엔총회 북한인권 결의안 초안에서 북한 최고위층에 의해 반인도적 범죄가 자행됐다는 합당한 근거가 있다는 제7항과, 북한 인권 상황을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통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것을 권고하는 등 책임자 처벌이 담긴 제8항 등을 이번 주말까지 삭제하지 않으면 초청을 철회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북한대표부의 김은철 2등서기관은 지난달 30일 유엔본부에서 AP통신에 람브리니디스 특별대표를 초청했으며, 내년 3월에 그의 방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방북과 관련해서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제출될 북한인권 결의안의 7항과 8항이 이번 주말까지 삭제되지 않으면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방북 초청이 철회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U 대변인실 관계자는 또 유럽연합을 비롯해 41개 유엔 북한인권 결의 공동 제안국들은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EU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이 심각한 인권 유린 실태를 구체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언제든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U와 유엔 북한인권 결의를 공동으로 작성한 유엔 일본대표부의 타로 쓰쓰미 참사관도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방북 취소 관련 사항을 들은 바 없지만, 특별보고관은 결의 작성에 관여하지 않았고 그의 북한 방문과 결의안 내용은 전혀 독립적이며 관련이 없는 별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마르주키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의 방문을 조건으로 결의안 내용을 삭제하거나 개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공동 제안국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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