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담뱃값 인상으로 국세수입 1조8000억원 증가"..야당 "서민증세 안된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정부가 제출한 새해 예산안 세입 증대 방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정부는 소득세와 개별소비세를 늘려 세입 증가분을 채우겠다는 방침인데, 새정치연합은 개별소비세가 담뱃값 인상으로 조달된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1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는 개별소비세 1조8000억원과 소득세 증가분 3조1000억원을 합쳐 내년 세입을 5조1000억원 확대하기로 했다. 소득세의 경우 3조원은 근로소득에서 조달하고 개별소비세는 담뱃값 인상으로 충당한다는 복안이다.
야당은 이 가운데 개별소비세에 주목하고 있다. 소득세입은 올해보다 5.7% 늘어나지만 개별소비세 증가율은 무려 29.6%에 달한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간사인 이춘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1일 기자와 통화에서 "세입 증가가 정부구상처럼 개별소비세 인상을 통해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라면서 "세출을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내년 세입에 개별소비세 인상분을 반영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야당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개별소비세 증가분이 대부분 담뱃값 인상으로 조달된다는 점 때문이다. 서민증세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예정처는 '2015 예산안 검토보고' 자료에서 "개별소비세 세수 확대는 담뱃값 인상분을 반영한 개별소비세법 개정을 전제로 편성한 것"이라면서 "담배가격 인상 여부에 따라 세입예산안이 수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예결위 소속 장병완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방재정과 건강증진기금 등에 써야지, 국세로 거둬들인다는 발상자체가 잘못"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대신 그동안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법인세율 인상 방침을 강조하기로 했다.
이춘석 의원은 "법인세율을 올릴 경우 세입은 개별소비세 증가분 1조8000억원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왜 법인세를 못 건드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예정처에 따르면 내년 법인세수입은 올해보다 1000억원 늘어난 46조1000억원 수준이다. 증가율은 0.1%에 불과하다. 야당이 지속적으로 법인세율 인상을 주장하는 이유다.
새정치연합은 법인세 확대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세출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장병완 의원은 "세입을 확대할 데가 법인세 밖에 없는데, 이 부분이 막힌다면 세출을 줄일 수밖에 없지 않냐"고 말했다.
윤영진 계명대 교수는 30일 열린 예결위 공청회에 참석해 "부자를 대상으로 증세해야 서민에게도 부담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 "특히 법인세율을 낮춘 부분은 개인적으로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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