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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中企 자금시장, 관계형금융 활성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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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경제계가 중소기업의 만성적인 자금난 해소를 위해 자금조달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구조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자금공급 확대에도 기업의 자금사정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관계형금융을 통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계형금융이란 금융회사가 기업 등과 거래할 때 신용등급과 재무비율 등 정량적 정보 외에 지속적인 거래, 접촉, 관찰, 현장방문 등을 통해 얻은 정성적 정보를 토대로 한 금융기법을 말한다. 자금지원 이외 법률, 교육, 컨설팅 등의 비금융서비스를 제공해 기업의 단기경영애로의 해소뿐만 아니라 장기성장에 초점을 두고 지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은 2004년 243.7조원에서 2013년 489조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GDP 대비 중소기업 자금대출 비중도 33.5%로 OECD 26개 국가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중소기업 자금사정지수는 2010년 88.9에서 2013년 80.1로 최근 4년간 하락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높은 간접금융 의존도, 단기위주의 대출, 금융기관의 경기순응적 대출행태 등이 서로 맞물리면서 중소기업의 자금애로를 고착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국내 중소기업은 대부분 규모가 영세하고 신용이 취약해 주식ㆍ채권 등을 통한 직접금융시장보다는 은행 등 간접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상의가 지난 9월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자금조달 경로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중소기업의 92.3%가 '은행 등 간접금융을 통해서 조달한다'고 답했고, '내부자금'이나 '주식ㆍ회사채 등 직접금융'을 통해 조달한다는 응답은 각각 6.7%, 1.0%에 불과했다.


또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도 만기 1년 이하의 단기대출에 치우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국내 중소기업의 대출금액 중 단기대출 비중은 70.5%로 OECD 18개 국가 중 세 번째로 높았다. 이는 은행 등 금융공급자가 중소기업의 신용상태 변동에 따른 부실화위험을 신속히 반영하기 위해 대출만기를 단기화하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한상의는 "중소기업 자금조달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서 정부나 금융기관이 자금공급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에 한계가 있다"면서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자금조달 구조를 질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중소기업과 금융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협력을 위해 독일과 일본이 추진해 효과를 거둔 '관계형금융'의 기반을 조성해 활성화할 것을 제안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소규모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데다 이들 기업에 대한 정보도 부족한 국내시장 특성을 감안하면 관계형금융은 중소기업 자금조달 문제를 해결하는 주요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종업원수 10인 미만 중기 비중은 92.1%(2011년)에 이르고 있는 것에 반해 일본은 79.3%(2009년), 미국은 61.6%(2008년)에 그쳤다.


대한상의가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관계형금융 도입효과에 대해 물은 결과에서도 "자금조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67.8%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32.2%)이란 답변을 2배 이상 앞섰다.


관계형금융이 활성화된 대표적인 예로는 독일과 일본이 꼽힌다. 독일은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은행 등 지역에 기반한 금융기관을 주거래은행(Hausbank)으로 해 장기간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관계형금융이 발달돼 있다. 이들 지역기반 은행들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2007년~2012년)동안 일반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장기대출(5년 이상)을 축소한 것과 달리 오히려 확대함으로써 독일경제의 성장을 지원했다.


일본도 주거래은행(Main Bank)제도를 통해 상호주식 보유, 인력교류, 컨설팅 제공 등 은행과 중소기업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3년 이후 관계형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기업생애주기별 특징을 고려한 시기별 맞춤형 금융지원과 창업·판로 등의 비금융 서비스 제공, 중소기업의 특성에 맞는 대출방법 개발 등을 통해 중소기업과 금융권의 상호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9월 정부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관계형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관계형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99.0%가 주거래은행을 두고 있고, 이 가운데 74.1%가 10년을 넘어 장기거래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금 대출 이외 경영, 회계, 법률 등 비금융 서비스를 받았다"는 기업은 4.7%에 불과한 가운데 대다수인 95.3%는 비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관계형금융을 통해 중소기업 자금조달 구조의 효율성 제고,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기반 확충, 금융권의 심사역량 강화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구축에 수반되는 높은 비용, 전담인력 운용의 한계, 신용 리스크 증대 등의 현실적문제가 관계형금융을 시행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개선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개선을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역할 강화, 투융자복합금융의 확대, 엔젤투자와 코넥스시장의 활성화를 통한 직접금융의 접근성 제고 등이 함께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최근 금융권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방안으로 관계형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다른 나라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관계형금융이 금융기관ㆍ중소기업 간 협력과 정부의 정책지원 등의 많은 노력과 시간을 거쳐 어우러진 산물인 만큼, 우리나라도 지금부터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새로운 관행과 제도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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