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KB금융 사외이사가 또 다시 사퇴를 거부했다. 29일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를 마치고 나온 사외이사들은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은 "거취는 무슨 거취"라며 "아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김영진 이사는 "우리는 미련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 괜찮다"며 "특별히 이야기할 것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KB 발전에 무엇이 좋은 지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7명의 사외이사는 대답을 피하고 차량으로 본점을 빠져나갔다.
현재 KB금융 이사회는 임영록 전 회장이 지주 임원과 함께 KB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사업에서 부당한 압력을 넣을 때 건전한 비판자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며 책임론에 휩싸여있다.
이날 이사회가 윤종규 회장 후보를 회장 내정자로 결정함에 따라 이사회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일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됐었다. 사외이사들은 지난 KB사태를 겪으며 수차례의 긴급회의와 5차례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거치면서도 "사퇴여부는 논의되지 않았다"고만 밝혀왔다.
사외이사들이 거취 문제에 또 다시 입장을 유보하면서 금융당국과의 갈등도 재연될 조짐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27일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사외이사 등 이사회의 책임 부분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 같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KB 이사회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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