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민간잠수사가 13차례 수색한 곳서 발견…"강한 조류·부력으로 시신 이동한 듯"
남은 9명도 선체 내부에 있을 가능성…인양론 수면 아래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102일 만에 세월호 실종자 시신 1구가 선체 내부에서 발견됐다. 최근 속도를 내지 못하던 수색ㆍ구조작업으로 '인양론' 까지 거론 된 가운데, 나머지 9명의 실종자 수색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진도에서 세월호 참사 수색ㆍ구조 작업을 진두지휘 하고 있는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범대본)는 28일 오후 5시25분께 침몰한 세월호의 4층 중앙부 여자화장실 주변에서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시신이 발견된 4층 중앙부 여자화장실은 당초 가족들이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유력하게 지목했던 곳이다. 구조 당국 역시 13차례에 걸쳐 수색을 진행해 온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날 민간 잠수사들이 교차수색을 진행한 결과, 25분만에 이 구역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반복된 수색에도 그간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던 것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수색환경과 거센 물결, 시간적 제한 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범대본은 29일 "시신이 발견되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가 강한 조류에 의해 빠져나와 구명동의의 부력으로 천정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오늘 새벽에도 (시신)수습을 시도했으나 수중시야가 불량하고 작업공간이 협소한 데다 시신의 원형을 보존하기 위해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수색이 장기화되면서 실종자들이 모두 유실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102일 만에 시신 1구가 발견되면서 나머지 실종자들 역시 선체 내부에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특히 실종자 가족들은 생존자 증언 등을 토대로 선체 4층 중앙복도와 4층 선미 일부 등에 대해 수차례 추가 수색을 요구하기도 했다.
실종자가 발견되면서 당분간 인양론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지난 26일 실종자 가족들도 투표를 통해 5:4로 인양 대신 수색ㆍ구조를 벌이기로 한 바 있다. 범대본 측은 "현재 실종자 9명이 선체 안에 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수색활동에 임하고 있다"며 "생존자 의견과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수색을 계속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조 당국은 3층 선미 휴게실, 4층 선미 다인실, 중앙 여자화장실, 5층 선수 조타실도 수색하고 있다.
새로 발견된 시신은 단원고 학생인 황모(17)양의 시신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장실 내부에서 발견된 이 시신은 훼손상태가 심각해 성별ㆍ옷차림 등으로 신원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희생자가 스타킹을 착용하고 있다는 점과 생존자들이 증언한 황양의 최종 목격지점이 4층 중앙 여자화장실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황양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편 이번 시신 발견은 지난 7월18일 세월호 식당칸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조리사 이모(56ㆍ여)씨 이후 처음이다.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로 구조된 인원은 174명으로 변동이 없으며 사망자는 295명, 실종자는 9명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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