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車, 올해 팔린 5대중 1대 법인이 사가…외산 구매도 늘어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국내에서 팔린 법인차량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나 지자체, 각 기업이 관용차나 업무용차량을 구입할 때 친환경차를 택하는 경향이 강해진 데 따른 것으로 전체 팔린 하이브리드차 5대 가운데 1대 가까이가 법인차량으로 집계됐다.
28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달까지 팔린 하이브리드차 1만9937대 가운데 법인 명의로 팔린 차는 3554대로 전체의 17.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해 동안 팔린 하이브리드차 2만1221대 가운데 법인차량이 2248대로 10.6%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법인용 하이브리드차가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말 이후 잇따라 하이브리드 신차가 출시되면서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내놨고 기아차는 올해 1월 K7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다. 국산 하이브리드차는 이밖에 현대차 YF쏘나타, 기아차 K5, 한국GM 알페온이 더 있다.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모델은 지난해 단종됐다.
전체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그랜저의 인기가 독보적인 가운데 법인 수요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총 9779대가 팔렸는데 이 가운데 법인판매가 2081대로 집계됐다.
LG그룹이 지난해 그랜저 하이브리드 출시 직후 임원용 차로 600대를 구입하는 등 주요 기업이나 관공서의 수요를 상당부분 흡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현대차 쏘나타와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외산 하이브리드차 가운데서도 법인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이브리드 차종을 가장 많이 보유한 도요타와 렉서스의 경우 올해 들어 팔린 하이브리드 차량 5000여대 가운데 30% 수준인 1500여대가 법인판매로 집계됐다.
법인 명의로 구매하는 차량의 경우 통상 기업 임원용이나 정부·지자체의 업무용으로 쓰이는 까닭에 하이브리드가 진입하기 쉽지 않은 시장으로 꼽힌다. 하이브리드가 일반적으로 적은 유지비를 앞세워 경제성을 강조하는 모델인 만큼 유지비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업무용 차량의 경우 '비싼' 하이브리드를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랜저 비슷한 차급을 비교하면 하이브리드차가 보조금을 제외하면 600만원 정도 비싸다.
그러나 최근 들어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올라간 데다 전기차에 비해 충전에 대한 걱정 없이 차를 몰 수 있어 하이브리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환경친화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데다 일정기간 이상 운행한다면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비용절감 효과도 상당한 만큼 최근 법인 차원에서 구매하는 일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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