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비 언니가 자극제" 골프여제 제치고 시즌 5승, 상금퀸도 확정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박)인비 언니가 자극제가 됐다."
그야말로 19세 소녀답지 않은 '멘털 갑'이다. 김효주다. 26일 경기도 광주 남촌골프장(파72ㆍ6715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B금융스타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최종일 3언더파를 보태 기어코 1타 차 역전우승(12언더파 276타)을 일궈냈다. "국내 투어도 워낙 치열한데 인비 언니까지 출전해 가장 긴장했던 무대였다"며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미리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했다.
김효주는 실제 박인비(26ㆍKB금융그룹), '하나ㆍ외환 챔프' 백규정(19)과 공동선두를 달리던 14번홀(파3)에서 6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1타 차로 달아났고, 15번홀(파5)에서 1m 버디를 추가해 순식간에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워낙 잘 치는 선수라 부담이 됐다"며 "언니가 17번홀에서 버디를 할 것으로 짐작해 15번홀에서 먼저 버디를 잡는데 집중했다"는 전략을 소개했다.
이번 우승은 특히 지난 6월 한국여자오픈, 바로 2주 전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 이어 4개 메이저 가운데 3개를 접수했다는 점이 의미 있다. 시즌 5승째, 아마추어시절 1승을 포함해 통산 7승째다. 시즌 5승은 2009년 서희경(28)에 이어 5년 만이다.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을 보태 일찌감치 상금퀸(11억4000만원)을 확정지었고, 다승과 평균타수, 대상까지 개인타이틀을 싹쓸이하는 분위기다.
지난달에는 비회원 신분으로 LPGA투어 메이저 에비앙챔피언십까지 제패해 월드스타 반열에 이름을 올리는 등 '효주 천하'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상금으로만 20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였지만 "통장은 만져 본 적도 없다"며 "그저 매 대회에서도 좋은 리듬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PGA투어 진출에 대한 계획도 곁들였다. "당장 내일부터 영어공부를 시작한다"며 "노트북 화상 통화를 통해 경기가 없는 월, 화, 수요일에 20분씩 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인비가 17번홀(파5) 버디로 3언더파를 완성하며 단독 2위(11언더파 277타)로 올라섰고, 백규정은 1언더파에 그쳐 3위(10언더파 278타)로 밀려났다. 사흘 내내 선두를 질주했던 허윤경(24)은 12번홀(파3)까지 보기 4개를 쏟아내며 자멸해 일찌감치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13, 16번홀에서 뒤늦게 버디 2개를 솎아냈지만 이날만 2오버파, 결국 4위(9언더파 279타)로 순위가 뚝 떨어졌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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