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발라즈 잘론타이 제1회 세계북한학술대회 제출 논문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2001년 이후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북한과 이란의 관계가 반미감정을 공유한 안정되고 순조로운 장기 협조 관계가 아니라 갈등과 협력을 반복하는 역동적 관계라는 평가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발라즈 잘론타이(Balazas Szalontai.사진 위) 국민대학교 사회학과 국제학부 조교수는 28~29일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열리는 '제 1회 세계북한학학술대회'에 앞서 26일 공개한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잘론타이 교수는 '악의 축의 균열:이란-북한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군사적 협력관계에 초점을 맞춘 기존 북한과 이란의 관계에 대한 시각과 달리 비군사적이고 외교·경제 측면에 초점을 맞춰 이들 사이의 긴장관계를 설명한다고 북한연구학회는 평가했다.
잘론타이 교수에 따르면, 북한과 이란의 관계는 1980~1989년,2006년, 2011~12년에는 가까운 협력관계였다면, 1998~2000년, 2007년, 2013~14년은 외교적으로 양국관계가 상충하면서 소원한 시기다.
이란은 1962년 한국과 외교관계를 맺었으며, 1970년에는 북한과도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두 국가와 모두 교류하는 투 트랙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1989년 이란-이라크 전쟁이 끝나면서 이란은 투 트랙정책을 바꿔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해 4개의 경제·기술협력 조약을 맺었다.당시에는 군사협력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게 잘론타이 교수의 주장이다.
1990년대 초반에서 중반까지는 이란의 대북한 석유 수출은 급감했는데 이는 북한의 경제사정이 악화된 탓도 있지만 북한과 이란의 군사협력이 경제 이해관계를 넘을 정도는 아니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잘론타이 교수는 주장했다.
특히 북한의 대외 무기 수출은 양날의 칼과 같은데 이란과 라이벌 관계에 있는 다른 중동 국가에 무기를 수출하는 것은 북한과 이란 사이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론타이 교수에 따르면, 1998~2000년 북한과 이란은 미국에 대항하는 이라크에 대한 반응을 보였는데,이란이 이라크의 재무장을 심각한 안보 위기로 느끼고 클린턴 정부와 화해 움직임을 보인 반면, 북한은 미 제국주의자와 투쟁하는 사담 후세인을 환영했다.
1998년 12월 이라크는 공식으로 북한 대표단을 초청했고 2000년 말 북한과 이라크는 미사일 기술과 관련한 장비 수출에 합의했다.
그러나 2002~03년 후세인 정권이 종말을 고하면서 탈레반과 후세인을 공의 적으로 상정해 협력하던 이란과 미국의 관계가 끝나고 북한 또한 후세인의 몰락으로 이란고의 군사 및 외교 관계를 강화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고 잘론타이 박사는 교수는 밝혔다.
그는 "이란의 지도자들은 외부의 위협에 직면했을 때 북한과 연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결론내렸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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