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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피아냐, 공직사회 개혁을 위한 전문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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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박원순 2기 출범 후 외부 전문가·교수 시정 참여 확대에 논란 거세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학피아냐, 공직사회 개혁을 위한 전문가냐.'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 4개월을 맞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내부가 외부 전문가의 시정 참여를 둘러싸고 논쟁이 일고 있다. 박 시장이 2기 취임 후 대학교수 및 전문가 등 외부 인사 영입을 더욱 늘리고 있는 것에 대해 공직사회 개혁과 전문성 강화에 필요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공무원을 중심으로 이들의 역량과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는 여론도 나타나고 있다. 외부 인사의 영입에 지나치게 부정적인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공직사회의 폐쇄ㆍ배타적인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개방직 확대 등 공직 사회 개방성 강화를 공약으로 6.4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취임한 후 대학교수ㆍ전문가 등 외부 인사들의 시정 참여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를 지내다 최근 서울연구원장에 취임한 김수현(52) 교수, 매킨지그룹 한국사무소 파트너 출신인 서동록(45) 경제정책실장, 청년일자리허브센터장을 지낸 전효관(50) 서울혁신기획관, 상명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출신인 양현미(50) 문화체육정책관 등이다.


이와 함께 박 시장의 '멘토'들로 구성된 '희망서울정책자문위원회' 소속 교수들도 각종 위원회ㆍ조사단 등에 참여하면서 서울 시정에 적극 관여하고 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와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ㆍ부동산학과 교수, 한봉호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 등이 대표적 인물들이다.

이들은 건축ㆍ토목, 부동산ㆍ주택, 도시계획, 조경ㆍ생태 환경 분야에서 각종 위원회 참여 등을 통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상당한 발언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김호성 전 서울교대 청장, 최병선 전 국토연구원장 등은 박 시장이 종종 자문을 듣는 '원로그룹'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외부 인사의 시정 참여 확대에 대해 서울시 내부에서는 찬반 논란이 거세다. 특히 최근 제2롯데월드 및 석촌지하차도 땅꺼짐 민간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놓고 일부 교수들이 이중 참여 및 롯데측으로부터 거액의 용역을 수주한 사실이 알려지는 등 잡음이 일어나면서 "특정 전문가들이 너무 나선다"는 반발이 거세다.


한 공무원은 "전문성이라는 미명하에 외부에서 대학교수나 전문가들이 들어오는데 전문지식이나 다양한 시각을 확보할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이 있지만 실제론 사실상 '시어머니' 역할을 하게 된다"며 "공공성에 대한 개념이 없고 국가나 국민에 대한 충성심, 사명감이 부족하며, 특히 일이 끝나면 나가버릴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에 책임감이 약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외부 인사들의 시정 참여 확대가 박 시장의 시민들에 대한 약속이었고, 공직사회를 자극시켜 개혁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옹호론도 거세다. 한 공무원은 "외부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 보면 외부에서 수십억의 연봉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포기하고 시민들을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자원한 사람도 있다"며 "공무원들이 서열ㆍ나이 등의 문제나 자기자리를 뺐긴다는 생각 때문에 반발하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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