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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한·백제 최대 돌방무덤 '금동신발'…"토착세력이 받은 하사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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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한·백제 최대 돌방무덤 '금동신발'…"토착세력이 받은 하사품" 돌방무덤 출토 금동신발(우측 상단 용머리 장식 엑스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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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한·백제 최대 돌방무덤 '금동신발'…"토착세력이 받은 하사품" 돌방무덤 내 주요유물 출토 상황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옛 마한·백제 지역의 최대 규모 돌방무덤에서 백제 금동신발이 출토됐다. 기존에 이 지역에서 발굴됐던 금동신발에 비해 상당히 온전한 상태로 나온 이 유물은 도깨비·연꽃 문양 등이 정교하게 새겨진 점이 눈에 띈다. 이 금동신발을 두고 학계에선 5~6세기 마한지역까지 뻗어 내려온 백제가 기존 토착세력을 회유·통합하기 위해 전달한 하사품으로 보는 견해가 크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나주 복암리 고분군(사적 제404호)과 인접한 정촌 고분(나주시 향토문화유산 제13호)에 대한 발굴조사를 시행, 백제계 금동 신발을 비롯한 다수의 유물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1996년부터 1998년까지 복암리 일대 고분군 조사 이후 지난해 진행된 정촌고분 발굴로 돌방무덤(석재를 쌓아 만든 무덤), 돌덧널무덤(지하를 파서 직사각형 덧널을 짠 무덤), 옹관묘(항아리를 맞붙여 관으로 쓰는 무덤) 등 9기가 확인됐다. 올해는 이 중 3기의 돌방무덤에 대한 내부 조사를 통해 금동 신발, 금제 귀걸이, 금제 장신구, 마구, 화살통 장식, 화살촉, 옥, 토기, 석침(石枕, 돌베개), 개배(蓋杯, 뚜껑 접시) 등이 출토됐다.

금동 신발이 나온 1호 돌방무덤은 최대 길이 485㎝, 너비 360㎝, 높이 310㎝로, 현재까지 알려진 마한·백제권의 초기 대형 돌방무덤 가운데 가장 크다. 내부 구조는 돌방 바닥 부분에서 천장 쪽으로 올라갈수록 좁아 들게 축조하고, 출입구에는 석재 문틀을 만들었다.


여기서 발견된 금동 신발의 크기는 길이 32㎝, 높이 9㎝, 너비 9.5㎝로, 발등 부분에는 용 모양의 장식이 있고 발목 부분에는 금동판으로 된 덮개가 부착돼 있다. 특히, 신발 바닥에는 연꽃과 도깨비 문양을 투조(뚫어서 모양을 내는 조각기법)와 선각(선처럼 파서 새긴 무늬)으로 꾸며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동안 금동 신발은 무령왕릉을 비롯해 고창 봉덕리, 공주 수촌리, 고흥 안동 고분 등에서 발견됐으나, 대부분이 일부 훼손되거나 장식이 손상된 채 수습됐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금동 신발은 일부 뒤틀린 것 말고는 장식이 완벽하고 부식이 없이 온전한 상태로 출토됐다. 오동선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연구사는 "이번 발굴을 포함, 마한지역에선 그동안 총 17점의 금동신발이 나왔다"며 "고창 봉덕리와 정촌의 금동신발의 상태가 가장 좋은 축에 속한다"고 말했다.


오 연구사는 이어 "고창은 영산강 지역에서 북쪽으로 가까운 거리에 속해 교류가 빈번했고 백제가 먼저 영향력을 행사한 마한 지역에 속한다"며 "기존에는 고창 봉덕리의 금동신발이 가장 정교했는데, 이번 정촌고분 금동신발은 용머리가 추가로 부착돼 있고 장식 역시 더욱 화려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발 바닥 중앙에 장식된 연꽃 문양은 8개의 꽃잎을 삼중으로 배치했고, 중앙에 꽃술을 새겼다. 도깨비 문양은 부릅뜬 눈과 크게 벌린 입, 형상화된 몸체 등이 연꽃 문양을 중심에 두고 앞뒤로 2개가 묘사돼 있다. 이 같은 연화문과 도깨비 문양은 백제가 받아들인 불교의 영향으로 받아들여진다.


금동신발의 의미에 대해 오 연구사는 "금동신발을 통해 백제가 토착세력에게 보이고자 하는 정치적 모습들을 유추해 볼 수 있다"며 "백제가 기존 토착세력에게 힘을 실어주고 국가를 통합하려는 노력이자, 토착세력에게는 자신들의 위세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비춰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학자들 사이에선 독자적으로 강성한 힘을 지녔던 마한의 토착세력이 금동신발을 직접 제작했다는 주장도 있다.


정촌 고분에서는 금동 신발 이외에도 마구와 고리칼, 금제 장신구 등이 함께 나왔다. 이 같은 형태의 유물은 남원 두락리, 월산리의 가야계 석곽을 비롯해 경주의 황남대총 등에서 확인된 바 있어, 무덤의 주인공이 백제뿐만 아니라 가야, 신라와도 교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굴성과와 관련해 연구소는 이날 오전 현장에서 언론브리핑을 갖는다. 연구소는 돌방무덤의 구조와 축조 방법 등을 파악하기 위한 추가 발굴조사를 시행할 예정으로, 다음달 말 최종 성과 발표와 함께 현장 방문객을 대상으로 공개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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