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샐러리맨 출신의 벤처 신화', '삼성전자 북미 판매왕 출신', '영업의 달인'.
모두 박홍석 모뉴엘 대표이사를 수식했던 용어들이다. 삼성전자 북미 판매왕 출신의 박홍석 대표는 2005년 삼성전자를 박차고 나와 모뉴엘에 합류했다. 박 대표는 2007년 아예 모뉴엘을 인수하고 500억원 내외에 불과하던 모뉴엘의 연매출을 지난해 기준 1조270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12년 동안 삼성전자 북미 영업파트에서 근무하면서 쌓은 박 대표의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PC와 서버, 청소기 등 주력제품 수출에 주력한 덕분이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모뉴엘은 정부로부터 수출탑을 수상하고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인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는 수차례에 걸쳐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대외적인 성과도 냈다.
모뉴엘에 대한 국내외 찬사도 잇달았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2007년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한국의 모뉴엘 같은 혁신 회사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일본의 유력 경제매체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해 초 박홍석 모뉴엘 대표를 아시아 신흥국에서 올해 주목되는 경영인 8명 중 한 사람으로 꼽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모뉴엘에 대해 "참신한 로봇가전 개발을 통해 2014년 글로벌 기업으로의 지위를 굳히려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모뉴엘이 이번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이같은 박 대표의 신화도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모뉴엘은 지난 20일 농협 등 채권은행에 갚아야 할 수출채권을 갚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정관리 신청으로 인해 제품 수출 등 모뉴엘의 향후 사업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뉴엘에 수출대금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등 몇 달전부터 회사가 어렵다는 소문은 계속 돌고 있었다"면서도 "대표이사가 최근까지 대외활동에 열심히 나서는 등 대외적으로 홍보를 많이하고 있어 법정관리까지 가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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