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겨울을 앞두고 유럽 국가 사이에서 에너지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으로 공급하는 가스를 축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6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 방문 중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를 통과해 유럽으로 공급되는 가스가 도난당한다면 우리는 가스 공급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한 이후 대금 미납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겨울이 되고 난방용 에너지가 부족한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러시아의 가스관에 손을 댈 경우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사전 경고한 것이다.
푸틴은 이를 운송상의 위험요인이라고 진단하면서 "러시아는 빼돌려진 것만큼 가스 공급을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에너지 위기를 보고 싶지는 않지만 러시아는 어떤 위기에도 책임이 없다"며 가스 공급 중단 시 책임이 서방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의 발언은 러시아의 가스 회사인 가즈프롬이 내놓은 우려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가즈프롬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 중단 이후 가스 탈취 가능성을 염려해왔다.
한편 유럽연합(EU)이 러시아가 6개월간 가스 공급 중단을 것을 예상해 실시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는 심각했다. 이날 발표된 바에 따르면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는 가스 부족분이 수요의 6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불가리아, 루마니아, 발트3국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귄터 외팅어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러시아가 극단적인 공급 중단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경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1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유럽연합 관계자가 참석해 가스공급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가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이다. 외팅어 위원은 회담 전망이 밝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최근월물 가스 가격은 전일 대비 1.8%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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